전수조사 KBO "대상 경기 좁히고 있는 중"

기사입력 2016-07-25 12:55


NC 이태양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6.17/

KIA 타이거즈 유창식이 자신이 한화시절인 2014년에 승부조작을 했었다고 자진신고를 하며 프로야구에서의 승부조작이 어디까지 퍼져있는지에 대한 야구계와 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태양의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해 KBO는 12일까지 자진신고 기간으로 정하고 승부조작을 의뢰받았거나 실제로 실행을 한 것에 대해 선수들이 스스로 밝힐 시간을 줬다. 그러면서 KBO는 2012년부터 전경기를 다시 모니터링해 부정행위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불법 스포츠토토에서 하는 베팅하는 항목 중에서 선수들을 통해 조작을 할 수 있는 항목을 찾아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는게 KBO의 생각이다. 이상 징후가 포착될 경우 조사하여 필요하면 수사도 의뢰할 계획이다. KBO 정금조 운영육성부장은 "불법 토토에서 하는 항목들 중 선수들에게 조작을 의뢰할 수 있는 항목들을 추려내 대상 경기를 뽑아놓고 이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즉 자진 신고를 유도하면서 선수들의 불법 행위를 직접 찾아내는 양-온 작전을 펼치는 것.

아무리 봐도 일부러 한 것인지 알 수 없을 것이란 얘기가 많지만 KBO는 수사망을 좁히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어떤 항목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는지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알려지면 오히려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것들은 3∼4가지다. 인터넷 중계를 보면 게시판에 "언더 가자", "오버 가자"는 등의 일반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말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대부분이 불법 토토에서 시행하는 게임들 용어다. 이미 많은 팬들이 알고 있듯이 불법 토토의 경우는 합법적인 스포츠토토와는 다른 다양한 게임들을 만들어 토토팬들을 유혹한다. 경기 승패만이 아니라 경기 중에도 베팅할 수 있는 항목을 만들어 놓는다.

NC 이태양은 총 4차례의 승부조작을 시도했는데 모두 같은 게 아니었다. 2015년 5월 29일 광주 KIA전서 '1이닝 실점'으로 조작을 했고, 2실점을 해 성공했다. 7월 31일 창원 넥센전서는 '4이닝 6점 이상(4이닝 오버)'을 만들려고 했지만 양팀합계 1점밖에 나지 않아 실패. 8월 6일 창원 롯데전과 9월 15일 창원 kt전에선 '1이닝 볼넷'을 시도했는데 8월 6일 경기엔 2번 정훈에게 볼넷을 허용해 성공했지만 9월15일엔 3타자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는 바람에 실패했다. 4번의 승부조작에서 2차례만 성공했다. 유창식이 2014년 한화시절 했던 승부조작도 1회 볼넷이었다. 2사후 박석민에게 볼넷을 줘서 성공했었다.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던지기보다는 볼을 던지는게 더 쉽기 때문에 '1이닝 볼넷'이 쉽게 투수들에게 조작할 수 있는 항목이다. 그러나 타자가 어이없는 공에도 헛스윙을 할 수 있어 성공확률이 100%라고 볼 수는 없다. '1이닝 실점'의 경우는 투수가 가운데로 던져 안타를 맞거나 해서 실점을 할 수 있지만 잘맞힌 타구가 정면으로가서 잡힐 수 있어 역시 성공을 보장하긴 힘들다. '4이닝 오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쪽에서 점수를 내주더라도 다른 한쪽에서 점수를 주지 않으면 달성하기 쉽지 않다.

이젠 1회에 나오는 볼넷을 볼 때마다 팬들이 의심의 눈초리가 나올 수밖에 없을 듯하다. 제구력이 좋지 않은 투수들이 앞으로 더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