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신성현, '퓨처스올스타 MVP' 버프받나

기사입력 2016-07-25 03:26


2군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선수들이 펼치는 '퓨처스 올스타전'은 종종 새로운 스타가 나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특히 최근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MVP를 수상한 선수들이 이를 원동력 삼아 1군 주전 멤버로 일취월장하는 사례가 종종 나왔다. 2007년 삼성 라이온즈 2군 멤버였던 채태인을 시작으로 2008년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 2010년 NC 다이노스 김종호가 그해 '퓨처스 올스타전 MVP'를 거머쥔 뒤 팀의 핵심 멤버로 우뚝 섰다. 이른바 '퓨처스 올스타 MVP 버프' 현상이다.


2016 KBO 프로야구 퓨처스 올스타전 남부올스타와 북부 올스타의 경기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남부팀 3회말 2사 만루에서 신성현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치고 있다.
KBO 퓨처스 올스타전은 올 시즌 퓨처스 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미래의 스타들이 북부(경찰, 고양, 두산, 화성, SK, LG)와 남부(상무, 롯데, kt, 삼성, KIA, 한화)로 나뉘어 경기를 펼쳤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7.15/
그 계보를 한화 이글스 신성현(26)이 이을 수 있을까. 아직 확신을 내리긴 이르다. 그러나 분명히 '퓨처스 올스타 MVP' 수상 이후 신성현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신성현은 지난 1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남부리그 대표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5타점을 쓸어담으며 팀 승리를 이끌고 퓨처스 올스타 MVP를 따냈다.

당시 신성현의 MVP 수상은 행운과 실력이 함께 깃들어 만들어진 결과였다. 사실 당초 KBO가 발표한 퓨처스 올스타전 출전선수 명단에 신성현의 이름은 없었다. 원래 팀 동료인 내야수 주현상과 외야수 이동훈이 출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두 명의 선수가 퓨처스 올스타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포함되면서 신성현이 또 다른 팀 동료 강상원과 함께 올스타전 당일 아침 대체 선수로 올스타전에 나가게 됐다.

신성현은 갑작스러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해 당당히 MVP에 이름을 올려놨다. 그리고 올스타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야구를 시작한 뒤 처음 받는 상이다. 후반기에 이 감각을 그대로 이어가 내년에는 1군 올스타전에서 MVP를 타고 싶다"는 희망찬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의 다짐이 조금씩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여전히 백업 멤버이긴 하지만 자신의 앞에 다가온 타격 기회는 쉽게 흘려보내지 않는다. 그의 활약은 22일부터 치러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말 부산 원정 3연전에서 확인됐다. 22일 경기에서는 8회말 대수비로 교체 출전한 뒤 9회초 첫 타석에서 시즌 5호 솔로홈런을 날렸다. 비록 경기는 롯데의 승리였지만, 신성현은 인상깊은 한 방으로 팀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이어 신성현은 23일 롯데전 때도 경기 후반 대타로 나와 극적인 동점타를 날렸다. 4-6으로 뒤진 8회초 대타로 나온 신성현은 첫 타석에서는 우익수 뜬공에 그쳤지만, 5-6으로 뒤진 9회초 2사 3루에 맞이한 두 번째 타석에서는 롯데 마무리 손승락을 상대로 깨끗한 좌전 적시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도 한화가 연장 끝내기 패배를 당했지만 신성현의 적시타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24일 경기에서도 4회말 대수비로 경기에 투입된 신성현은 2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의 알찬 활약으로 팀의 8대1 승리에 일조했다.

분명 퓨처스 올스타전 MVP는 신성현에게 새로운 자신감을 불어넣은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이 정도로 만족할 순 없다. 주전 멤버가 되기 위해 헤쳐나가야 할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1루와 3루 수비가 가능한 신성현이 주전 자리를 꿰차려면 송광민과 김태균 그리고 로사리오라는 거물들을 뛰어넘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보면 매우 힘겨운 숙제다. 그러나 신성현에게는 '젊음'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이제 겨우 26세다. 꾸준히 좋은 모습을 이어간다면 기회의 문은 어떤 형태로든 활짝 열릴 것이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