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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 시위로 골머리를 앓은 LG 트윈스. 거짓말 같이 연승을 기록하며 시위를 벌인 팬들을 머쓱하게 만들고 있다. 시위의 효과(?)가 있었던 걸까.
그렇게 아픔 속에 창원 원정을 떠난 LG 선수단. 집중력 있는 모습으로 2연승을 따냈다. 29일 0-1로 뒤지던 8회초 박용택의 극적인 역전 결승타가 터졌다. 30일 경기는 최근 부진했던 헨리 소사와 루이스 히메네스 외국인 선수들이 선봉에 섰다. 2경기 모두에서 젊은 선수들이 활기찬 플레이를 했다. 덕아웃 분위기는 긴 연승을 탄 팀만큼 좋아보였다. 선수들이 열심히 파이팅을 내고, 웃으며 경기를 즐기는 모습.
경기 성적이 좋아 그럴 수도 있겠지만, 선수들이 조금 더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결과다. 주장 류제국은 "팬들의 마음도 알지만, 정도가 지나친 시위에 충격도 받았다. 결국 우리 선수들이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팬들의 반응도 바뀌고 있다. 정도를 넘는 시위는 LG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잘했으면 하는 선수들이 이어지는 비난과 악플에 상처를 받는다. 차라리 시즌 끝 정확한 성적표가 나오기 전까지 응원을 보내는 것이 맞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확실한 건 선수단은 힘을 받는다.
여기서 중요한 건, 시위를 벌인 일부팬들이 연승의 결과를 두고 '우리가 시위를 했기에 야구가 달라졌다'고 위안을 삼는 일이다. 매우 무책임한 생각이다. 결과론적으로, 시위 이후 성적이 달라졌지만 선수단은 이번 일로 큰 상처를 받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