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성한 중계 플레이, 8월 두산 집중해야 할때

기사입력 2016-08-02 10:23


2016 프로야구 한화와 두산의 경기가 3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10대4로 승리한 후 두산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7.31.

한 여름 10개 구단 사령탑들은 자나 깨나 선수들 체력 걱정이다. 컨디션이 뚝 떨어졌을 때 부상자도 속출하는 법이다. 아무래도 야수 쪽이 걱정이다. 배트 스피드가 느려지고 몸에 힘이 빠진 게 눈에 보일 정도다. 그래서 투수들에겐 가급적이면 피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상대 타자와 자신 있게 붙으라는 것이다. 불필요한 볼넷은 보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 긴 수비 시간은 야수들 공격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두산 베어스는 최근 5선발 허준혁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지난달 2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서다. 허준혁은 전날 선발 등판했으나 3⅓이닝 3안타 3볼넷 1사구 3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코칭스태프는 지나치게 소극적인 피칭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차라리 열흘간 휴식 시간을 갖고 심적 안정을 되찾는 게 낫다고 봤다.

당시 두산이 허준혁 1군 말소로 의견을 모은 건 9할 이상이 야수를 생각해서다. 미야자키 캠프에서 팀 동료와 코칭스태프에게 극찬을 받은 자신 있는 투구를 선보이고, 그러면서 야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해달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그는 3~4일 다시 맞붙는 LG와의 주중 3연전 중 하루 선발 등판할 공산이 크다. 얼마나 바뀌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이와 별개로 두산 야수들도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지난 주말 한화와의 3연전에서 미숙한 중계 플레이를 여러 차례 선보였기 때문이다. 두산은 사흘간 2루타 10개, 3루타 4개를 허용했다. 기본적으로 상대 타자가 실투를 제대로 받아쳤지만, 외야수와 내야수의 호흡이 맞지 않아 한 베이스씩 더 진루를 허용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또 느린 주자가 2루에 있을 때도 단타 하나에 너무 쉽게 점수를 내줬다. 야수들은 믿기 힘든 호수비를 보이다가도 갑자기 집중력이 뚝 떨어졌다.

올 시즌 두산이 줄곧 1위 자리를 유지하는 건 빈틈 없는 수비도 한 몫 한다. 1일까지 95경기를 치르며 야수 실책이 50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 좌익수 김재환이 조금 불안하나 차츰 안정을 찾고 있고 나머지는 곳곳에 국가대표 야수가 포진해 있다. 그런데 이런 선수들이 최근 중계 플레이 때 호흡이 맞지 않으니 애가 탄다.

역시 문제는 체력이다. 우천취소 없이 쉼 없이 경기를 치르며 이해가 전혀 안 되는 건 아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일부러 못 본 척 넘어가곤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선수들은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 힘으로 전반기 압도적인 1위를 달렸고 지금도 2.5경기 차 선두다. 앞으로 두산만의 끈끈함, 세밀함을 잃으면 선두 자리도 안심할 수 없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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