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선발진의 과제, 가끔은 완투가 필요하다

기사입력 2016-08-05 08:13


롯데 자이언츠 린드블럼이 지난 4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잡아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린드블럼을 비롯한 롯데 선발진의 이닝 소화능력이 남은 시즌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롯데 자이언츠가 후반기 들어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면서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선발진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후반기 들어 6승8패를 기록중이다. 지난 4일 넥센과의 홈게임에서 패한 롯데는 KIA, SK와 치열한 5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현실적으로 롯데가 바라볼 수 있는 최고 순위는 4위다. 이날 현재 4위 KIA에 2.5경기차, 5위 SK에 1.5경기차로 뒤져 있다. 최근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불펜진 난조로 패하는 경기가 많아진건 사실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선발진이 6이닝 정도를 책임질 수 있다면 남은 레이스에서 힘을 얻을 공산이 크다.

최근 롯데 선발투수들은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kt전에서 노경은이 6⅓이닝 동안 5안타 4실점(2자책점), 다음날 레일리가 kt를 상대로 6이닝 5안타 1실점(비자책)을 각각 마크했다. 이어 3일 넥센전에서는 박세웅이 6이닝 7안타 3실점으로 잘 던졌고, 4일 린드블럼은 6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포함해 5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건재를 나타냈다.

물론 4명 모두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노경은과 레일리는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했고, 박세웅과 린드블럼은 불펜진이 승리를 날려버렸다. 송승준이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가 공백이 된 5선발은 박진형이 나선다. 박진형은 5일 두산과의 홈경기 선발로 예고됐다. 박진형은 지난 5월 22일부터 6월 26일까지 한 달여간 로테이션에 포함돼 7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6.03을 기록하며 어느 정도 제 역할을 했다. 박진형은 송승준의 기량 회복 등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남은 시즌을 선발로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5명이 남은 48경기를 끌고 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은 이닝 소화능력이다. 가끔 완투를 하는 선발이 있어야 하고, 항상 6이닝 이상 버틸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 부분에 관해 이들 5명 모두 어느 정도 능력 혹은 잠재력을 보여줬다. KIA가 후반기 무서운 상승세를 타게 된 것은 헥터, 양현종이라는 걸출한 이닝이터들이 활약을 해줬기 때문이다.

롯데 선발투수들에게 이같은 과제가 중요한 것은 허약한 불펜진 때문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롯데 불펜진에 새로운 전력이 추가될 일은 없다. 지금의 멤버들이 시즌을 끝까지 끌고 가야 한다. 그러나 필승조로 분류된 투수들이 무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매경기 난조를 보이고 있다. 조원우 감독이 최근 필승조로 삼는 투수는 홍성민 김유영 윤길현 손승락 등이다. 후반기 평균자책점을 보면 홍성민 2.70, 윤길현 4.50, 김유영 6.23, 손승락 7.94이다. 불펜투수의 컨디션을 더 잘 들여다볼 수 있는 기록은 피안타율인데, 이 항목에서도 4명 모두 후반기 들어 3할 이상을 얻어맞고 있다. 특히 손승락의 후반기 피안타율은 4할에 이른다.

타선은 사이클을 타기 마련이지만, 마운드는 한 번 무너지면 안정을 찾기가 무척 어렵다. 특히 매일 대기해야 하는 불펜투수들의 경우 한여름 무더위를 거쳐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다. 롯데는 지금 당장 불펜진 보직을 변경할 필요도 없고 여건도 안된다. 결국 선발투수들이 이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퀄리티스타트를 넘어 완투를 하는 선발이 가끔은 나와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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