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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선언한 뉴욕 양키스 알렉스 로드리게스(A-로드)는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까.
A-로드는 이날 경기를 마치면 양키스 구단으로부터 '무조건적 방출(unconditionally released)' 조치를 받는다. 즉, 14일부터는 소속팀 없이 과거 메이저리거들이 그랬던 것처럼 향후 삶을 모색하게 된다. 공식적으로는 FA 신분이 되는 것인데 양키스를 제외한 나머지 29개팀과 자유롭게 입단 계약을 할 수 있다.
"다른 팀으로부터 연락이 오면 거절하기 힘들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에 A-로드는 "글쎄, 할 스테인브레너(양키스 구단주)만 아니라면 그 누구의 전화도 받지 않을 것이다. 잠시 낮잠을 잘 것이다. 휴식이 필요하고 내 자신을 들여다보고 싶다. 두 사람(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서 "아주 긴 여정이었고 재미있는 삶이었다. 18살의 나이에 펜웨이파크에 처음 들어섰을 때 내가 10년 이상을 뛸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런데 22년을 뛰었다. 내 자신에 대한 시간을 갖고 싶다"고 답했다.
A-로드는 징계 기간을 모두 소화하고 지난해 복귀해 33홈런을 치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64경기에서 타율 1할9푼9리, 9홈런, 30타점을 치는데 그쳐 구단 안팎에서 은퇴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이미 양키스 조 지라디 감독은 지난 시즌 말부터 A-로드의 쇠퇴 기미를 감지하며 은퇴 시점을 구단과 계산하고 있었다.
지라디 감독은 최근 ESPN과의 인터뷰에서 "작년 첫 4개월 동안 그가 보여준 폭발력이나 타점 생산은 그 전에 본 적이 없는 놀라운 것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아니다. 이미 작년 9~10월부터 그랬다. 나이가 들어 부진에 빠질 때 첫 번째로 드는 생각이 '내가 그렇게 늙었나'이다. 운동 선수라면 나이와 싸워야 하는 것이다. 뭔가 할 수 없는 사람에게 뭔가를 이야기해줄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보아온 것들을 바탕으로 결정은 내려야 한다"며 A-로드의 은퇴를 거론한 이유를 밝혔다.
A-로드는 이미 닷새전 은퇴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키스 구단은 그를 특별 고문(special advisor)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당시 "로드리게스가 마음을 바꿔 선수로 계속 뛰기 위해 다른 팀을 선택한다고 해도 그것은 그의 자유"라고 했다. 모든 것은 A-로드의 결정에 달렸다는 의미다. A-로드가 다른 팀의 제안을 받고 간다 하더라도 양키스는 특별 고문 자리는 계속 비워놓을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할 스타인브레너가 특별 고문 제안을 거둬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품격있는 사람이다. A-로드와 구단주 사이에 나쁜 감정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A-로드는 이에 대해 "구단주는 나에게 기회를 줬다. 나의 실수와 적절치 못한 행동 때문에 내가 나간다고 해도 구단주는 내가 양키스 가족으로 남아주기를 바란다. 그것이 나에게는 800홈런이며, 내 딸과도 오랫동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덧붙여 A-로드는 지라디 감독과는 최근까지 관계가 불편했다고도 했다. 결장하는 경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는 "매우 힘들었다. 당황스럽고 어려운 일이라고 감독에게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가족이고 지난 10년간 아주 좋은 관계로 지냈다. 가족이라는 것은 생각이 다르더라도 다 용서되는 것이다. 내 생각이 있듯 그의 생각도 있다. 앞으로 결국에는 (감독과의 사이가)다시 좋아지지 않겠는가"라며 솔직한 심정을 내비쳤다.
그는 앞으로 선수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난 일요일에도 말했다. 나의 마지막은 오늘 경기라고. 여전히 내 생각은 그렇다. 오늘 경기를 이기고 싶을 뿐이다. 그것이 내 방식이다. 지친 심신을 달래려면 오랫동안 잠을 자야 한다"면서 "인생이 어떻게 될지 나도 모른다(I'll see where life takes me). 지금 당장 유니폼을 입으라고 하면, 양키스의 핀스트라이프로 족하다"며 여지를 남겨 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