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승7패, '완전체' 후 오히려 힘잃은 롯데

기사입력 2016-08-17 09:39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16일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마치고 관중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서고 있다. 고척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모든 것이 뒤엉켜버린 느낌이다. 도무지 실마리를 찾기 힘들다.

롯데 자이언츠의 희망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최근 3년간 행보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롯데는 16일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힘 한번 못쓰고 1대8로 패했다. 공수에 걸쳐 '프로야구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졸전이었다. 최근 롯데의 경기를 들여다 보면 하나의 일관된 특징이 있다. 집중력, 투지 부분에서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이날 경기에서도 어이없는 실책과 실수가 속출했다. 3루수 황재균은 4회말 1사 1루서 박동원의 땅볼을 잡고 2루에 악송구, 더블플레이를 놓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우익수 손아섭은 5회말 채태인의 타구를 추격하다 머리 위 시야에서 사라지자 플레이를 그대로 멈춘 채 펜스를 맞고 나오는 공을 발견하지 못해 3루타를 내줬다. 최근 8경기에서 1승7패를 기록하는 동안 롯데 야수들은 7개의 실책을 범했다. 하나같이 경기의 흐름을 망치는 결정적인 실수였다.

무엇보다 득점 방식을 잊은 듯한 타선이 문제다. 같은 기간 롯데는 경기당 평균 3.4점을 내는데 그쳤다. 극단적인 투고타저가 트렌드인 요즘 롯데 타선이 돋보이는 이유다. 이날 넥센전에서는 안타 3개가 나왔다. 롯데가 올린 1득점도 적시타가 아닌 상대 중견수의 실책으로 얻은 것이다. 이 기간 8경기의 팀타율은 2할2푼4리다. 주자가 있을 때의 타율은 2할1푼8리이고, 득점권 타율은 2할2푼8리다.

테이블세터, 중심타선, 하위타선 할 것없이 집중력을 잃었다. 톱타자 손아섭의 출루율이 크게 떨어졌다. 최근 8경기 가운데 3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다. 간판타자 황재균은 최근 9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유지했지만, 이 기간 타점은 3개에 불과하다. 외국인 타자 맥스웰은 최근 5경기에서 14타수 1안타를 치는 등 극심한 슬러프를 겪고 있다.

그동안 마운드에 몰렸던 비난의 화살이 8월 이후에는 야수들에게도 쏠리고 있다. 롯데 투수들은 최근 6경기 연속 7실점 이하로 막았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4.94로 크게 나쁘지 않았다. 선발투수들도 5~6이닝을 근근히 버티며 어느정도 역할을 했다. 박진형은 지난 1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6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선발 복귀 후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올렸고, 다음날 한화전서 6이닝 3실점을 기록한 노경은은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이어갔다. 불펜진 중에서는 들쭉날쭉했던 윤길현이 최근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며 축을 잡아줬다.

현재 롯데는 '완전체'의 모습으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주축 선수들 가운데 부상자는 없다고 봐야 한다. 시즌 시작부터 선수들의 체력과 부상 관리를 강조한 조원우 감독의 계획대로 후반기 완전한 전력으로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발빠른 내야수 오승택도 돌아왔다. 하지만 지금의 롯데 경기력은 최악 수준이다. "어디가 안좋다", "피로가 누적됐다" 등 이런저런 이유가 들려오지만 줄부상에 신음하는 팀들 앞에서 할 수 있는 얘기는 아니다. 최근 롯데와 경기를 치른 현장의 한 관계자는 "경기가 꼬이는 측면도 있는데, 느슨하다라고 해야 하나. 분위기라는 것이 있다"고 전했다.

이날 현재 롯데는 5위 KIA 타이거즈에 3.5경기차 뒤져 있다. 목표를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아직도 38경기가 남아 있다. 순위표를 보면 4위 SK 와이번스부터 9위 삼성 라이온즈까지는 포스트시즌을 꿈꿔도 무리한 욕심은 아니다. 프런트가 됐든, 코칭스태프가 됐든, 선수가 됐든 지금의 처진 분위기를 일깨울 리더가 나타나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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