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사라진 한화 '10승 선발'

기사입력 2016-08-17 10:32


4년만에 어렵게 찾은 한화 이글스 '토종 10승 선발'의 명맥은 겨우 한 시즌만에 다시 사라졌다.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한화가 LG를 7-4로 꺾고 단독 7위로 점프했다. 승리 후 김성근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7.14/
아직 정규시즌이 한 달 이상 남아있지만, 명확히 결말이 보이는 기록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선발투수의 승수다. 정확히 몇 승을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두 자릿수 승리 달성가능성은 계산이 가능하다. 선발들은 일정한 간격으로 나오기 때문에 잔여경기 대비 향후 등판 가능횟수를 따질 수 있기 때문.

그렇게 볼 때 올해 한화 투수진, 특히 선발진 중에서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둘 수 있는 투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적'의 영역에서는 가능할 지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현재 선발로테이션에 들어있는 투수 중에서 5승을 넘긴 투수가 없기 때문이다. 카스티요가 4승으로 그나마 가장 많고, 서캠프는 0승, 송은범은 2승이다. 윤규진은 4승, 이태양은 3승, 심수창도 4승이다. 뻔히 알고 있었지만, 숫자로 나열하니 더욱 참혹하게 보이는 현실이다.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LG 6회 1사 만루에서 이병규의 내야 땅볼 타구를 한화 강경학 유격수가 2루에서 병살 플레이를 시도했다. 하지만 LG 오지환의 깊은 태클에 1루에 볼을 송구하지 못했다. 수비 방해가 아닌지 심판 판정에 어필하고 그라운드를 내려오는 김성근 감독.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7.12
앞으로 이들 선발진이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한다면 아마도 6~7회쯤 선발 등판을 하게 될 듯 하다. 이렇게 나오는 경기마다 모든 투수들이 전승을 거둔다면 마법같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한화는 당연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다. 그리고 한화에는 적어도 2~3명 정도의 '10승 선발'을 보유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판타지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면 올해 한화에는 10승 선발은 나타나지 못할 듯 하다. 지난해 안영명이 10승을 채우면서 2011년 류현진 이후 4년만에 부활시킨 '한화 토종 10승 투수'도 다시 사라지게 된 셈이다.


2016 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카스티요가 LG 타선을 향해 역투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7.13/
올해 한화 선발 마운드가 얼마나 심각한 부침을 겪었는 지는 팀내 최다승이 불펜 송창식이라는 데서 드러난다. 송창식은 16일까지 선발 1회를 포함해 총 61경기에 나와 8승3패를 기록중이다. 구원승으로만 8승을 챙겼다. 때문에 그나마 송창식이 10승 투수가 될 확률이 가장 높다. '토종 10승 선발'은 아니지만, 그나마 '토종 10승 투수' 정도는 명맥을 이을 수 있을 듯 하다.

6승을 기록 중인 권 혁도 두 자릿수 승리 가능성이 없지 않다. 늘 경기 후반 타이트한 상황에 나오기 때문에 구원승을 챙길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송창식과 권 혁등 불펜 투수들이 팀내 유이한 '10승 투수'로 나란히 등극하는 그림도 가능하다. 선수 개인적으로는 축하받아 마땅할 일이지만, 팀 전체적으로 보면 웃을수만은 없는 일이다. 그만큼 투수진 운용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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