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했던 27일 광주구장 9회초, 도대체 무슨 일이

기사입력 2016-08-27 22:02


김기태 KIA 감독이 27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서 9회 2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선수단과 얘기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27일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가 맞붙은 광주구장. 경기 막판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나왔다. KIA가 5-3으로 앞선 9회 2사 2루, 김재호 타석이었다.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 놓은 마무리 임창용이 2루 쪽으로 공을 던졌다. KIA 키스톤 콤비 최병연과 강한울 중 누구도 베이스 커버에 들어가지 않았다. 하마터면 2루심 이용혁 심판, 오재원이 공에 맞을 뻔했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KIA 공식 입장 "사인 미스다"

KIA는 경기 후 "사인 미스"라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임창용이 경기 후 유격수 최병연에게 왜 커버를 들어가지 않았느냐는 뜻의 신호를 보냈다"는 게 KIA 관계자의 말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내일(28일) 임창용이 경기 전 오재원을 만나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오해를 푸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 자리에서 둘이 대화를 나눠야 명확한 사실관계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왜 임창용과 오재원 모두에게 경고가 갔는가.

당시 상황만 보면 임창용이 다소 과한 행동을 했다. 베이스가 비어있는 것을 알아차렸다면 견제 속도를 줄일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강하게 공을 뿌렸고, 오재원은 물론 두산 벤치가 극도로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사건이 벌어지자 이민호 주심은 둘에게 나란히 경고를 줬다. "심판은 중립적인 위치에서 둘의 행동만 보고 판단하는 자리다. 무슨 이유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겠으나, 둘 모두에게 경고를 줄 수밖에 없었다"는 게 이민호 주심의 설명이다. 다만 이 주심은 "나와서는 안 될 장면이 발생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임창용 보크인가, 아닌가.


이 과정에서 논란이 된 또 다른 부분은 임창용의 보크 여부다. 베이스 커버에 들어간 내야수가 없기 때문에 주자에 대한 기만 행위, 즉 보크가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보크가 아니라 '견제 폭투'라는 게 심판진의 판단이다.

이민호 심판은 "만약 KIA 유격수의 움직임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보크를 줄 수도 있겠으나,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는 견제 폭투에 해당하며, 인플레이 상황이기 때문에 오재원이 3루까지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사인 미스가 아니라면.

현재 대다수 팬들은 '사인 미스'라는 KIA의 공식 입장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기본적으로 견제 방향이 좋지 않았다. 그렇다면 오재원의 어떤 행위를 보고 임창용이 발끈 했을 가능성이 상당한다.

그런데 경기 막판, 그것도 9회 발생한 탓에 정확한 사실 파악이 쉽지 않다. 임창용과 오재원의 입장을 들어봐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다만 임창용의 행동은 '현 시점'에서 오해를 살만 하다. 그 부분이 아쉽다.

광주=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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