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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 그만큼 뭉클했다."
이 안타는 정성훈의 시즌 100번째 안타이자 개인통산 2000번째 안타.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99년 해태 타이거즈(KIA 전신)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정성훈은 신인인 첫 해부터 107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화려한 신고식을 마쳤다. 첫 안타는 99년 4월5일 인천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때려낸 안타.
이후 해태-KIA-현대-우리-LG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2000안타 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1995경기 출전, 7885타석, 6597타수 만에 2000안타를 채웠다. 프로 18년을 뛰며 단 세 시즌만을 제외하고 모두 100개 이상의 세자릿수 안타를 때려내며 꾸준함을 과시했다. 이날 100안타 기록으로 역대 45번째 6년 연속 100안타 기록도 채웠다. 정성훈의 한 시즌 최다안타는 2007 시즌 현대 유니폼을 입고 때려낸 129안타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되는 독특한 타격폼 속에서도, 컨택트 능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정성훈은 경기 후 "사실 팀이 경기에 패해 개인 기록으로 인터뷰 하는 것이 미안하다"고 하면서 인터뷰에 응했다. 정성훈은 "프로야구 7번째로 기록을 세웠다는 자체가 기쁘다. 야구를 오래 하다 보니 나도 이런 큰 기록에 이름을 남길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정성훈은 1회 안타 장면에 대해 "사실 일찍부터 너무 치고 싶었다. 어제(27일) kt전에서 첫 타석에 안타가 나와 기록 달성이 되겠구나 했는데, 되지 않았다"고 말하며 "나는 평소 세리머니가 없는 선수다. 크게 튀는 스타일이 아닌데, 2000번째 안타를 치고는 너무 좋아 나도 모르게 뛰어나가며 박수를 쳤다.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평소 무뚝뚝한 정성훈이지만, 기다렸던 대기록 달성에 그만큼 기뻤다는 뜻이다.
정성훈은 이날 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으면 원정 경기에서 대기록을 달성할 뻔 했다. LG는 30일부터 원정 6연전을 치른다. 정성훈은 홈팬들 앞에서 기록을 달성한 것에 대해 "사실 나는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원정에서 기록을 세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그런데 홈에서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주시니 '홈에서 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며 밝게 웃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