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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KIA 타이거즈 지휘봉을 잡은 김기태 감독은 두번째 FA(자유계약선수)를 앞두고 있던 이범호(35)에게 주장을 맡겼다. 그런데 지난 겨울 이범호가 타이거즈 잔류를 결정하고 재계약을 하자 다시 주장으로 내세웠다. 개인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선수단 분위기를 이끌어야하는 게 주장의 책무다. 선수 입장에서 보면 부담이 크고 성가실 수도 있는 역할이다. 이범호는 베테랑 선수 대다수가 빠진 지난 1월 중순 타이거즈 선수단의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다른 30대 베테랑 선수들처럼 국내에서 개인훈련을 하다가 2월 초중수 오키나와 2차 캠프에 합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주장을 의미하는 'C'가 박힌 유니폼을 입고 뛰고있는 이범호는 "후배들에게 넘기고 싶었는데 다시 하게 됐다"고 했다. 김 감독의 부탁이 있었다는 걸 유추해볼 수 있는 얘기다.
이범호는 지난 24일 NC 다이노스전부터, 25일 삼성 라이온즈전, 27일 두산전까지 3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렸다. 홈런 3개 모두 2~3점차 승부에서 승리의 발판이 된 '한방'이다. 이범호가 홈런을 친 3경기에서 모두 이긴 KIA는 SK 와이번스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시즌 종료 시점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순위경쟁이라고 해도 울림이 큰 '4위' 랭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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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선수의 가치를 모두 보여주는 건 아니지만, 상징적인 기록이 있다. 최고 수준의 타자를 의미하는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이다.
지난해 2할7푼을 마크한 이범호는 이번 시즌 3할대를 유지하면서, 25홈런-8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84타점은 2014년 82개를 넘어 자신의 한시즌 최다 기록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