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민병헌, "진짜 강팀의 조건? 단연 수비다"

기사입력 2016-08-30 21:28


"막강한 타격? 뛰어난 투수력? 다 아니에요."


2016 프로야구 KIA와 두산의 경기가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2회말 1사 만루서 두산 민병헌이 2타점 적시타를 친 후 강동우 코치와 주먹을 맞추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8.09.
강팀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야구를 대하는 관점에 따라 여러가지 답변이 나올 것이다. 폭발적인 타격을 제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철벽같은 투수력을 손에 꼽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두산 베어스의 간판 외야수 민병헌은 "둘 다 아니다"라고 한다. 막강한 공격력과 빼어난 투수력이 강팀의 특징이 될 수는 있지만, 그게 '강팀을 만드는 요소'는 아니라는 것이다. 민병헌은 "강팀이 되려면 무엇보다 수비력이죠"라고 했다. 그는 '수비'야 말로 평범한 팀을 강팀으로 만들 수 있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민병헌은 30일 잠실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이런 생각을 털어놨다. 두산이 지난해 우승에 이어 올해도 리그 1위로 질주하고 있는 이유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변. 사실 두산은 당대의 최강일 뿐만 아니라 거의 지난 10년간 리그 최상위권에서 군림하는 강팀의 이미지가 있다. 우승 횟수는 삼성이나 SK에 미치지 못하지만 꾸준하게 강팀의 이미지를 유지해왔다.

민병헌은 두산이 이렇게 강팀으로 자리매길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수비'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부터 우리팀은 '수비'를 늘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팀 특성상 수비력이 약하면 출전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자연히 선수들이 수비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고 나아지도록 노력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했다.

뿌리깊은 팀 문화와 치열한 팀내 경쟁이 자연스럽게 팀원들의 수비력을 강화시켜주는 '선순환'을 만들어냈다는 것. 상대적으로 수비가 약한 팀은 아무리 감독과 코치가 강조해도 수비에 대한 팀내 인식 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에 발전이 더디다는 분석까지 내놨다.

민병헌의 이같은 분석은 통계 숫자로 입증된다. 두산 야수진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9시즌을 치른 8개 팀 중에서 가장 적은 누적 실책수를 기록중이다. 9시즌 동안 겨우 609개밖에 저지르지 않았다. 2위는 633개를 기록한 KIA 타이거즈다. 넥센은 608개로 나오지만, 팀의 전신인 2007년의 현대 시절을 포함하면 690개가 된다.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누적 실책을 기록한 건 롯데로 776개에 달했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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