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 강자, 한화 천적' 두산, 예정된 역전승

기사입력 2016-08-30 22:28


2016시즌 두산 베어스는 두 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다. 하나는 '화요일의 절대강자' 이미지다. 비록 지난 23일 잠실구장에서 LG에 저지되긴 했지만 이전까지 화요일 경기에서 무려 19연승을 내달리고 있었다. 지난해 9월22일부터 11개월 동안 화요일의 두산은 말 그대로 '무적'이었다.

두 번째 특징은 '한화 천적'이다. 30일 잠실 홈경기 이전까지 12번 싸워 10번이나 이겼다. 상대 승률이 무려 8할3푼3리나 된다. 개막 후 한화전 7연승 이후 2패를 당했다가 지난 7월31일 잠실에서부터 다시 3연승을 거두고 있다. 올해만 놓고보면 한화는 두산 입장에서는 '승리 자판기'였다.


2016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의 경기가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마무리 고봉재와 선수들이 팀의 11대4 승리를 확정짓고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8.30/
이 두 가지 특징이 30일 잠실구장에서 다시 한번 입증됐다. '화요일 경기'와 '한화전', 두 가지 키워드의 조합은 '화끈한 승리'로 귀결됐다. 두산이 한화를 상대로 11대4의 대승을 거뒀다. 특히 이 승리로 두산은 시즌 76승42패1무를 기록하며 승패 마진을 무려 '+34승'으로 늘렸다. 이는 프로원년인 1982년에 팀 전신인 OB베어스(57승23패)가 기록했던 자체 최다 승률 마진과 타이기록이다.

한화는 5회까지는 4-4로 제법 힘겨루기를 했지만, 중반 이후 싸움에서 여지없이 밀렸다. 권 혁과 송창식, 두 명의 '필승 불펜'이 빠진 데미지를 극복하지 못했다.

견갑골 실금 부상에서 13일만에 돌아온 외국인 타자 에반스가 두산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다. 에반스는 이날 1회와 6회에 각각 3점과 2점 홈런을 치며 복귀전 멀티홈런의 괴력을 뽐냈다. 두 차례 모두 역전을 만들어내는 값진 홈런이었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6이닝동안 7안타 4볼넷 5삼진으로 4실점했지만 에반스의 화력 지원 덕분에 시즌 14승(4패)째를 수확했다. 반면 한화는 선발 이태양이 에반스에게 두 개의 홈런을 헌납하는 등 5이닝 동안 7안타(2홈런) 3볼넷 4삼지으로 6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1회초 한화가 선취점을 냈다. 선두타자 정근우의 볼넷과 이용규의 사구로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신성현이 삼진을 당했으나 김태균이 2타점 적시 2루타로 2-0을 만들었다. 그러나 두산이 1회말에 곧바로 전세를 뒤집었다. 1사후 오재원의 볼넷과 민병헌의 2루타, 김재환의 볼넷으로 된 만루 찬스에서 오재일이 희생타로 1점을 따라붙었다. 이어 에반스가 2사 2, 3루에서 역전 스리런포를 날렸다. 시즌 20호이자 전구단 상대 홈런을 완성한 장면.

한화는 2-4로 뒤지던 5회초 송광민과 로사리오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한화 타선의 저력은 여전했다. 그러나 문제는 투수력, 특히 중간계투진의 힘이었다. 이태양이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와 에반스에게 또 2점홈런을 내줬다. 4-6으로 뒤진 6회 이후. 2점차는 한화 타선이 극복할 수 있는 격차다. 그러나 권 혁과 송창식이 없는 한화 불펜은 두산 타선을 막지 못했다. 7회에 1점, 8회에 4점을 내주며 하염없이 무너졌다.

이날 멀티홈런을 친 에반스는 "빨리 등록돼서 시합나가고 싶었는데, 지난 몇주 지켜보느라 괴롭고 힘들었다. 그래도 복귀하자마자 홈런으로 팀 승리에 기여한 점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끝까지 강하게 마무리 잘 해서 팀이 우승하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에반스는 "시즌 초반 부진했을 때 집에 가라고 해도 이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2군에서 있던 시간들이 큰 도움이 됐다. 다시 기회를 주고 도움을 준 감독님과 1, 2군 코칭스태프에게 고마운 마음이다"라고 자신을 믿어준 팀 코칭스태프에게 감사를 전했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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