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이 말하는 4번타자로 잘치는 비결

기사입력 2016-08-31 01:05


윤석민은 박병호가 빠진 넥센의 4번타자로 맹활약중이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7.13/

"부상 때문에 많이 못뛴게 아쉽다."

넥센 히어로즈는 올시즌 팀 구성이 많이 바뀌었다. 박병호가 미네소타 트윈스로 이적하며 팀 타선의 중심이 4번 타자가 비었다. 그자리를 메우기 위해 중장거리 타자 대니 돈을 영입했지만 부족했다.

박병호의 자리를 메운 이는 바로 윤석민이었다. 윤석민은 4월 5일 한화의 외국인 투수 마에스트리의 투구에 손목을 맞고 골절상을 당해 시즌을 시작하자마자 다쳐서 재활을 했다. 5월 27일 복귀했고, 다시 부상을 입은 8월 9일 수원 kt전까지 팀의 붙박이 4번타자로 활약했다. 윤석민은 "감독님으로부터 부상에서 돌아오면 4번을 맡아줘야겠다라고 미리 말씀을 들어서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라고 했다. 그래도 4번이라는 자리는 팀내에서 가지는 위치가 상당히 크다. 팀의 얼굴과 같은 존재. 4번타자가 부진할 때 팀 분위기는 떨어지고 상대의 기는 살아난다. 윤석민은 4번타자가 자기 자리인 듯 한결같이 맹활약을 했다. 올시즌 타율 3할3푼6리에 15홈런, 55타점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비록 정규타석을 채우긴 쉽지 않지만 데뷔후 처음으로 3할 타율을 기록했고, 홈런도 데뷔 후 최다기록이다.

이렇게 4번타자가 자기 옷인듯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2012년 두산 시절 4번타자를 한 경험이 있다. 당시 타율 2할9푼1리에 10홈런, 48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했다. 윤석민은 "지금 생각하면 왜 내가 그때 4번을 쳤는지 모르겠다"라고 웃으면서도 "당시 이토 코치님께서 '넌 그냥 네번째 타자다. 타순에 대한 부담을 갖지말라'고 계속 조언을 해주시며 부담을 덜어주셨다"라고 했다.

4번타자라는 이름 때문에 부담을 갖지는 않는다고 했다. 윤석민은 "4번타자게에감 찬스가 오는 것은 아니다. 7번, 8번 타자로 나와도 찬스가 온다. 찬스가 올 때 잘쳐야 한다는 생각은 누구나 갖는다"라며 4번타자라고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4번 타자가 자신감을 심어줬다. "예전 하위타순일 땐 안맞으면 소극적인 타격을 하기도 했는데 중심타자로 계속 나가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친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라고 했다.

윤석민은 다른 타순에서는 잘치다가도 4번 타자가 되면 부진하는 선수들에 대해 "4번타자니까 장타를 쳐야한다는 부담을 가져서 스윙이 커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잘쳐야 하고 장타를 쳐야한다고 생각하면 스윙이 다른 타순때보다 달라질 수 있다"라고 했다. 윤석민은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고. "올시즌 스프칭캠프 때 고척돔이 목동보다 훨씬 크다고 들어서 장타보다는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많이 치려고 준비를 했고, 그것이 올시즌 좋은 성적에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했다.

올시즌은 성적은 만족스럽지만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한게 너무나 아쉽다. "올해 잘해서 더 발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는 윤석민은 "다치지만 않는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고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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