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류제국 피칭, 예술이었다" 극찬한 이유

기사입력 2016-09-02 19:25


"3회 이후로는 정말 예술이었다."

한화 이글스 감독이 팀에 뼈아픈 패배를 안긴 LG 트윈스 우완 선발 류제국에 대한 극찬을 했다. 적장 입장에서 얄미울 법도 하지만 투수 출신인 김 감독을 감탄시킬만큼 뛰어난 구위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팀 선발 송은범에 대한 아쉬움이 류제국을 더 돋보이게 만든 점도 있었다.


2016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가 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두산 민병헌을 중견수 플라이처리 한 LG 류제국이 포수 유강남과 환하게 웃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8.03.
김 감독은 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전날 LG 선발로 나와 6⅔이닝을 3안타 2실점으로 막아내며 시즌 10승을 따낸 상대 선발 류제국의 호투에 감탄했다고 밝혔다. 사실 이런 대화는 애초 한화 선발이었던 송은범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놓다가 나왔다. 김 감독은 송은범에 대해 "여유있게 잘 던지다가 주자가 나가니까 스스로 무너지더라. 내야안타를 맞은 이후 박용택을 볼넷으로 내보낸 게 치명적이었다. 결국 1점을 주고 막았어야 했는데 4점이나 허용했다"고 말했다.

즉 송은범의 부진은 기술의 문제라기보다는 심리적인 이유라는 것. 김 감독은 "어제도 구속이 145~148㎞까지 나왔다. 그러면된거 아닌가. 1점을 줄 수 있지만, 그 다음을 막는게 투수다. 송은범은 2~3점을 너무 쉽게 준다. 얘기를 많이 했는데, 마운드에서는 잘 안되나보다"고 말했다.

이렇게 송은범의 부진을 아쉬워한 김 감독은 갑자기 류제국의 이름을 꺼냈다. "어제 류제국은 3회 이후는 정말 예술적으로 던졌다. 초반에는 볼도 많이 던지고 했는데, 아마도 슬라이더를 던지다가 좀 말렸던 것 같다. 하지만 나중에 자기가 스스로 찾아가더라. 타자 몸쪽으로 파고드는 그런 공은 도저히 칠 수 없다"고 극찬했다. 류제국이 송은범과는 정반대로 초반 부진을 자기 힘으로 극복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듯 했다.


2016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나눔올스타 코치 한화 김성근 감독이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고척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7.16/
실제로 1일 경기에서 류제국은 1회말에 볼넷을 3개나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3회에도 1사 2루에서 송광민에게 적시타를 맞아 2점째를 허용했다. 그러나 4회부터 안정감을 되찾더니 7회 2사까지 추가 실점없이 마운드를 지켜냈다. 반면 송은범은 4회초 1사까지는 퍼펙트 피칭을 하다가 이천웅에게 내야안타를 맞은 뒤 박용택에게 볼넷, 히메네스에게 좌전안타로 만루 위기를 맞이했고, 이때부터 연속안타 등으로 4점이나 허용했다. 결국 송은범은 5회초 1사때 마운드를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김 감독이 류제국의 호투를 극찬한 건 바로 이런 대비점 때문이었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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