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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만 놓고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나온다."
이 과정까지는 LG 양상문 감독의 뚝심이 빛났다. 사실 양 감독은 10개 구단 어떤 감독보다 시즌 도중 많은 욕을 먹어야 했다. 경기 도중, 그것도 이기고 있는데 자신을 경질하라는 팬들의 현수막을 두 눈으로 직접 봤다.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이런 일을 벌였던 팬들이, 지금은 조용하다.
언제나 냉철해보이는 양 감독이지만 그도 사람이다. 자신을 둘러싼 이런저런 얘기들에 속으로 마음 아파했다. 양 감독도 팬들이 원하는 바를 모를리 없다. '이 선수를 기용하라', '왜 이런 라인업을 짰느냐'는 말을 들으면 슬쩍 팬들이 원하는 선수 기용을 하며 책임을 회피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양 감독은 자신의 뚝심대로 팀을 밀고 나갔다. 자신이 상처를 받고 흔들리면, 현재 추진중인 LG의 리빌딩도 흔들릴 것이고 그렇게 되면 향후 오랜 시간 동안 LG 야구는 정체하며 퇴보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불과 3일 전, 14일 마산구장 NC 다이노스전에서 양 감독은 주축 선수들 몇 명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경기가 기울자 도중에 채은성을 교체했다. 다분히 KIA와의 중요한 2연전을 대비하는 모습. 선발도 4일 휴식 후 등판해도 몸에 큰 문제가 없는 헨리 소사를 등판시켰다. 일찌감치 KIA 2연전 선발로 데이비드 허프-우규민을 맞춰놓은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경기에 지니 말도 안되는 선수단 운용이라며 비판들이 가득했다. 그러다 LG가 KIA를 연달아 격파하자 양 감독의 선수 기용이 최고의 노림수라는 칭찬이 나왔다.
결국 최근 언론-팬들의 반응은 지극히 결과론에 치우친 것들이다. 감독이 여기에 흔들리면 팀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물론, 프로는 칭찬이든 비판이든 평가를 받는 게 운명이다. 그 평가는 시즌 마지막 종료 후 받아도 무방하다. LG의 가을야구를 위한 마지막 과제도 결국 양 감독의 뚝심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