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그림에서 빠진 류현진, 내년에도 녹록치 않다

기사입력 2016-09-22 09:15


LA 다저스 브렛 앤더슨이 손가락 부상을 털고 복귀전을 치른다. 지난달 21일(한국시각)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투구를 하고 있는 앤더슨. ⓒAFPBBNews = News1

요즘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경기를 지휘하는 것 말고도 분주하다. 지구 우승이 확정적인 가운데 부상에서 돌아오는 선발투수들의 복귀전 스케줄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두명이 아니다. 매일 이들의 상태를 보고 받으며 포스트시즌 로스터를 구상하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베테랑과 신예 투수들을 모두 염두에 두고 시즌 막판 상황에 따라 선발을 올릴 계획이다. 일단 다저스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각) 버드 노리스를 방출 대기 명단에 올리고,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한 알렉스 우드를 40인 로스터에 등록했다. 로버츠 감독은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건강한 알렉스를 원한다. 버드가 했던 역할을 하게 될 지는 고민해야 한다. 지난 몇 주간 우리 투수진이 힘들었기 때문에 알렉스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시뮬레이티드 게임에서 75개의 공을 무난하게 던진 브랜든 맥카시도 지구 우승이 확정되면 정규시즌 종료 전 한 차례 등판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로버츠 감독은 "생각중이다. 브랜든이 당분간 상태가 괜찮다면 선발 등판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좌완 브렛 앤더슨은 복귀전이 확정됐다. 앤더슨은 23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게임에 선발로 등판한다. 지난달 21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한 달여만의 실전 등판이다. 지난 3월 디스크 수술을 받은 앤더슨은 8월에 복귀해 2경기에서 4이닝 동안 11점을 내주는 난조를 보이며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손가락에 물집이 생겨 쉴 시간이 필요했는데, 마이너리그 싱글A 재활 등판서 상태가 악화돼 복귀가 늦어졌다. 앤더슨은 결국 지난주 트리플A에서 5이닝을 무난하게 던지면서 복귀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앤더슨에 대해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직구 구속이 굉장히 좋았고 싱커의 낙폭도 예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만족감을 보인 로버츠 감독은 포스트시즌서 그를 4선발로 쓸 수 있을지, 23일 경기를 통해 가늠해 볼 계획이다.

또다른 좌완 스캇 카즈미어도 손가락 물집 부상을 털고 복귀를 준비중이다. 21일 불펜에서 35개의 공을 던지며 상태가 호전됐음을 보여준 카즈미어는 23~26일 다저스의 올시즌 마지막 홈경기인 콜로라도전 기간중에 등판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반면 '부상파' 중 한 명인 류현진은 올시즌을 사실상 종료한 상태다. 류현진은 21일 맥카시와 함께 시뮬레이티드 게임 마운드에 올라 25개의 공을 무리없이 던졌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목표는 투구수를 늘려가며 구속과 구위를 높이는 일"이라며 "우리 팀에게나 류현진 개인에게나 재활이 순조롭다는 좋은 느낌을 가지고 오프시즌에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가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포함될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즉 류현진은 정규시즌처럼 포스트시즌서도 그라운드 밖에서 경기를 지켜보게 된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은 클레이튼 커쇼, 마에다 겐타, 리치 힐이 확정적이고, 4선발을 놓고 호세 디레온, 브렛 앤더슨이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내년 시즌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의 밑그림이 될 수 있다.

LA 타임스는 최근 다저스의 내년 시즌 로테이션을 커쇼, 힐, 마에다, 카즈미어, 맥카시로 예상했다. 여기에 알렉스 우드와 올시즌 가능성을 보여준 훌리오 유리아스와 호세 디레온, 로스 스트리플링 등 유망주들을 후보군으로 꼽았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제대로 던지지 못한 류현진은 내년에도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 결국 류현진은 로버츠 감독의 요구대로 다가오는 비시즌과 내년 초 스프링캠프에서 착실한 훈련을 통해 구속과 구위를 끌어올릴 수 있으냐가 재기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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