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같은 느낌. 우승 도운 두산 1.5군 활약상

기사입력 2016-09-27 10:46


2016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가 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두산 박세혁이 우월 2점 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8.24.

21년 만에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두산 베어스. 10승~90승 등 10승 단위를 모조리 선점한 건 '백업'들의 활약도 컸다. 타팀에선 주전까지 할 수 있다는 1.5군이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며 우승에 일조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백업 선수들이 없었다면 이처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었을 것"이라며 "부상자가 나왔을 때 그 공백을 정말 잘 메워줬다"고 박수를 보냈다.

박세혁

1할8푼1리. 지난주까지 박세혁이 기록한 타율이다. 그는 81경기에서 197번 타석에 들어가 160타수 29안타 4홈런 21타점을 수확했다. 신일고-고려대 시절부터 "야구를 참 잘하는 아이다. 재능이 있다"는 평을 들었지만 예상보다 타율이 낮다. 하필 타격코치도 아버지 박세혁 코치다.

하지만 그는 붙박이 포수 양의지가 발목, 머리, 허리 통증을 호소할 때마다 든든히 안방을 지켰다. 40경기나 선발 출전했고, 대수비로 마스크를 쓴 것까지 445⅓이닝을 소화하며 36.8%의 도루 저지율을 보였다. 강인권 두산 배터리 코치는 "(박)세혁이에게 딱 한 마디만 했다. 지금처럼만 하라고. 타격은 아예 신경쓸 필요가 없다"면서 "양의지가 빠져 아주 큰 위기가 왔다고 생각했을 때 박세혁이 해줬다"고 말했다.


2016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가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1사서 두산 류지혁이 LG 양석환의 타구를 잡아 1루에 송구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8.23.
류지혁

시즌 전 만해도 그의 이름을 아는 두산 팬들은 많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조차 "작년 마무리 캠프를 갔더니 여러 선수가 눈에 들어오더라. 류지혁도 그 중 한 명"이라며 "이렇게 수비를 잘하는지 몰랐다. 자신에게 타구가 오면 판단이 빠르다"고 말했다. 수장의 말대로 류지혁은 내야 전포시젼을 소화한다. 스스로는 "포수도 할 수 있다. 외야까지 볼 수 있다"며 시즌 중 취재진에게 강한 어필을 하기도 했다. 올해 성적은 90경기에서 타율 2할8푼8리 3홈런 9타점 34득점.

다만 지난 9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왼 허벅지 근육이 살짝 찢어져 엔트리에 없다. 개막 후 한 번도 말소되지 않다가 예기치 못한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두산 관계자는 "몸을 잘 만들고 있다. 호전됐다"고 했다.


1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최주환이 8회 SK 서진용을 상대로 도망가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한숨을 내쉬며 득점하고 있는 최주환.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8.18
최주환


두산의 1.5군을 논하며 최주환 얘기를 빼 놓을 수 없다. 양의지와 더불어 방망이 헤드를 가장 잘 쓴다는 선수. 타격 재능만큼은 늘 인정받는 선수다.

그는 올해도 7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4리 2홈런 20타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지난 5월 15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는 3-3이던 8회 2사 1,2루에서 대타로 나와 좌전 안타로 결승타를 때리는 등 김태형 감독이 찬스에서 가장 많이 믿고 기용하는 타자다.

최주환은 또 성실함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된다. 현역 시절 최주환과 함께 두산에서 생활했던 타구단 A 코치는 "아마 주환이보다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는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 팀은 아니지만 꼭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선수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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