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독?' KIA, 키스톤 전진 배치 실패

기사입력 2016-09-27 21:59


27일 오후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대 LG 트윈스 경기 7회초 1사 1,2루에서 LG 박용택의 내야땅볼 때 런다운에 걸린 1루주자 이병규를 잡지 못한 KIA 키스톤 콤비 김선빈, 안치홍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고육지책이었는데 결과는 실패였다.

KIA 타이거즈가 중요한 경기를 잃었다. 27일 광주 LG전에서 1대6으로 완패. 시즌 종료까지 6경기 남은 상황에서 혹시 모를 4위 탈환 가능성을 계산한 경기였다. 이날 LG를 상대로 이겼다면 1경기 차. LG가 연패에 빠진다면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남아있었다. 하지만 KIA가 지면서 확률은 이제 0에 더 가까워졌다.

KIA는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 군 제대한 안치홍에 이어 김선빈도 27일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안치홍의 등록 여부는 일찍부터 확정적이었지만, 김선빈은 '세모'였다. 적응 여부, 기용할 수 있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쉽게 내릴 수 없는 결정이다. 때문에 김선빈이 지난 21일 제대하고 팀에 합류한 후 며칠 더 경과를 지켜보며 시간을 가졌다.

뜻밖에도 서동욱이 급성 맹장 수술로 이탈하면서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강한울도 허리 부위가 아파 재활 중이다. 결국 안치홍과 김선빈, 나지완까지 같은 날 1군에 등록됐다. 김기태 감독은 "선빈이는 며칠 사이 몸 동작이 많이 가벼워진 것 같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안치홍은 제대 후 감을 찾아가던 시점에 허벅지 근육 부상을 입었고, 김선빈은 퓨처스리그가 막을 내려 실전 감각이 다소 떨어져있던 상태. 하지만 선택의 폭이 크지 않았다. KIA는 서동욱까지 빠져 유격수, 2루수 공백을 메꿀 선수가 마땅치 않다. 안치홍과 김선빈의 경기 감각이 걱정되더라도 대체 카드가 없다. 이왕 등록한 이상, 편한 상황에 기용할 수 있는 여유가 없는게 사실이다.

김기태 감독은 안치홍과 김선빈을 LG전 선발 '키스톤 콤비'로 내세웠다. 동시에 1-2번 타자를 꿰차 '테이블 세터' 호흡도 맞췄다. 두사람은 입대 전인 지난 2014년 10월 이후 2년만에 같은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김선빈은 "계속 떨린다. 야구장으로 출근하면서도 무척 떨렸다"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전 훈련을 마친 안치홍도 "아직 허벅지 근육 부상이 다 아물진 않았지만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상태"라며 의지를 보였다.

실전은 예상보다 더 혹독했다. 김선빈은 공격과 수비 모두 정신 없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허프를 상대로 첫 안타를 뽑아냈지만, 수비에서 결정적인 실수들이 나왔다. 군 입대전 트라우마가 있었던 뜬공은 잘 잡아냈지만, 유격수 방면으로 오는 빠른 타구 처리는 쉽지 않았다. 특히 7회 박용택의 내야 땅볼때는 타자 주자 처리 후 병살로 연결될 수 있던 상황에서 후속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이닝이 끝날 수 있었던 기회가 불발됐고, 이후 KIA가 4실점 하며 더 머쓱해졌다.

공격에서도 안치홍과 김선빈의 임무가 막중했지만 결과는 의지와 반대로 나왔다. 5회 1사 1,2루 찬스에서 안치홍과 김선빈이 연달아 타석에 섰지만 타점 생산에는 실패했다. 안치홍이 마지막 두번의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찾았다는게 위안거리였다.


광주=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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