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대사 인터뷰]③ 오마바 대통령 야구했다면, 뛰어난 왼손투수 됐을 것

기사입력 2016-09-28 18:11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대사관저인 하비브하우스에서 스포츠조선을 만나 자신의 한국야구에 대한 사랑과 관심에 대해 솔직하게 밝혔다. 한국 부임 후 자신의 고향팀인 신시내티 레즈 만큼 좋아하게 된 두산 베어스에 대해서도 솔직한 애정을 표했다. 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대사관저인 하비브하우스에서 스포츠조선을 만나 자신의 한국야구에 대한 사랑과 관심에 대해 솔직하게 밝혔다. 한국 부임 후 자신의 고향팀인 신시내티 레즈 만큼 좋아하게 된 두산 베어스에 대해서도 솔직한 애정을 표했다. 리퍼트 대사는 경기장을 찾을때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볼을 가져가 자신을 알아본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팬서비스로도 유명하다. 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프로야구팬들에게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43)는 굉장히 친숙한 얼굴이다. 두산 베어스 열성팬인 리퍼트 대사는 틈만나면 경기장으로 달려와 관중석에서 경기를 즐기고, 일반팬들과 어울린다. 야구장에서 그를 만나면 특별한 선물을 받을 수도 있다. 야구팬들이 사진촬영을 요청하면 친절하게 응하면서 '성조기에 미국대사 직함'이 박힌 특별 제작한 야구공에 사인을 담아 건넨다.

이쯤되면 KBO리그 '최고 열성팬'이라고 할만하다. 리퍼트 대사의 야구사랑은 두산, 잠실구장을 훌쩍 넘어선다. 잠실구장은 물론, 4월 2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롯데 자이언츠전 시구를 했고, 부산 사직구장, 창원 마산구장,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대구 삼성라이오즈파크, 인천 SK행복드림구장,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를 찾았다. 이번 시즌에 고척 스카이돔을 제외한 KBO리그 전 구장을 방문했다. 물론, 국내 최초의 실내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에도 발자국을 찍었다. 지난해 11월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한국대표팀과 쿠바대표팀의 평가전을 가족과 함께 관전했다. 지난 9월 부산 기장군 현대드림볼파크에서 열린 2016년 세계여자야구월드컵대회 때는 시구자로 나섰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명예홍보대사다운 '광폭'행보다.

27일 서울 중구 정동 하비브 하우스(미국대사관저)에서 만난 리퍼트 대사는 살짝(?) 들떠있었다. 정규시즌에서 21년 만에 우승한 두산의 한국시리즈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현장에서 지켜본 리퍼트 대사는 이번 한국시리즈에 "반드시, 꼭 갈 것이다"고 했다. 리퍼트 대사의 두산 사랑, 한국야구 이야기를 들어보자.

-미국 대사는 오랫동안 한국인에게 TV 뉴스에서나 볼 수 있는 거리감이 큰 외국인이다. 야구를 통해 이런 벽을 허문 것 같은데, 이를 의식한 것인가.

한국에 오기 전부터 스포츠가 한국 문화에서 독특한 입지를 갖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야구 뿐만 아니라 축구와 양궁 등등. 그 부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었다. 사실 외교에서 '하는 척'을 할 수가 없다. 진심으로 행동해야 한다. 그러면서 평소 야구를 좋아하는 나와 와이프가 한국 야구에 푹 빠졌다. 야구장에 와서는 사람을 만나고 교류하고, 그러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얻는 것 같다.

-내년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가 열린다. 한국과 미국이 맞붙을 수도 있는데.

한국 야구는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이 있다. '프리미어 12'에서 일본에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을 했고, 쿠바도 제압했다. 또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7명이나 된다. KBO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실력 역시 뛰어나다. 이런 선수들로 대표팀으로 구성하면 잘 할 것 같다. WBC에서 어떻게 될지 기대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농구 파트너로 널리 알려져 있다. 농구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수 위라고 들었는데, 야구 실력은 어떤가.

오바마 대통령은 어린 시절 야구를 안 했다. 내가 10년 넘게 야구를 했기 때문에 우위에 있다고 본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뛰어난 왼손 투수가 될 것 같다. 팔이 길고 유연하다. 공을 던지면. 무브먼트가 심할 것 같다. 어린 시절 유독 왼손 투수에게 약했는데, 실제로 붙는다면?(웃음) 모르겠
2015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18일 수원 KT위즈 파크에서 열렸다. 경기에 앞서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KBO 구본능 총재로부터 명예홍보대사 위촉패를 받고 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7.18/
다.

-오바마 대통령은 '골프광'이기도 하다. 함께 라운딩한 적이 있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오바마 대통령은 골프 실력 굉장히 뛰어나다. 나는 그 수준은 아니다. 내가 농구장에서 치욕을 당한 적이 있기 때문에, 똑같은 것을 골프장에서 되풀이하고 싶지는 않다.(웃음)

-두산 출신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를 비롯해 많은 한국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다. 혹시 국내 선수 중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하다고 본 선수가 있나.

있다.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시스템도 갖춰져 있다. 포스팅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고, 바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지 못해도 마이너리그를 거쳐 빅리그에 데뷔할 수도 있다. 다만 유력한 선수 한 명을 콕 집어 말하기는 힘들다. 그런 선수가 많다고만 말씀드릴 수 있다. 개인적으로 앞으로도 많은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뛰길 기대한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그 선수를 KBO에서 못 보게 돼 아쉬울 것 같다. 사실 김현수도 두산을 위해 뛰는 모습을 매일 매일 보고 싶다. 참, 내가 응원하는 신시내티가 올해 꼴찌로 시즌을 마감하게 생겼다. 뛰어난 한국 선수들 찾아 영입하라고 조언하고 싶다.(웃음)

-먼 훗날 일이 되겠지만, 스포츠 연관된 일을 할 생각이 있나. 조지 부시 대통령(아버지)은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주까지 했다.

앞으로 일이 어떻게 될 지 예측하기 힘들다. 당장 한 살 반 된 아들이 있고, 둘째가 나오기 직전이다. 하룻밤 넘기기도 힘들다.(웃음) 다만, 대학 때 친했던 친구가 NFL(미국프로미식축구)에서 11년 뛰었고, 지금도 오클라호마에 있다. 미국에서는 스포츠 선수가 훌륭한 커리어 쌓을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좋은 분야가 아닌가 생각된다.


민창기 기자, 함태수 기자

4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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