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시즌 다시하라면 못할것 같다." 왜?

기사입력 2016-09-29 19:15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2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말 2사에 등판해 9회까지 던지며 한 점차 승리를 지킨 넥센 김세현을 염경엽 감독이 환영하고 있다.
고척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8.20/

"다시 시즌 전으로 돌아가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이 올시즌을 돌아보며 모두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염 감독은 29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올시즌에 대해 얘기하면서 "위기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자기의 역할을 다 잘해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면서 "돌이켜 생각해볼 때 다시 올시즌을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넥센은 올시즌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지면서 유력한 꼴찌 후보로 지목되기도 했지만 내로라는 5강 후보들을 제치고 3위를 달리고 있다.

염 감독은 "후반기에 사실 어려움이 많았는데 밴헤켄이 큰 역할을 했다"라며 후반기 밴헤켄의 활약을 칭찬했다. 올시즌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로 이적했던 밴헤켄은 시즌 중반 방출됐고, 다시 넥센으로 돌아와 에이스의 위용을 과시했다. 지난 7월 28일 고척 두산전서 복귀 첫 등판을 해 6이닝 4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승리 투수가 됐던 밴헤켄은 20일 광주 KIA전까지 총 10경기에 선발등판해 6승2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하고 있다.

염 감독은 "밴헤켄 개인 승수는 6승이지만, 밴헤켄이 등판한 경기서 8승을 했다"면서 "우리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아 후반기에 많이 힘든 모습이 나왔지만 밴헤켄이 에이스로서 자리를 잡아줬기 때문에 후반기에도 잘 버틸 수 있었다. 전반기엔 신재영 덕분에 좋은 성적을 냈다면 후반기엔 밴헤켄 덕분이었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구단에서 밴헤켄을 다시 데려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실 난 다른 투수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프런트에서 노력해줬기 때문에 좋은 타이밍에 밴헤켄을 데려올 수 있었다"라며 프런트의 노력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요즘 쉬는 날이 많다보니 자꾸 여러 생각이 난다"며 웃은 염 감독은 "올해는 위기의 순간마다 모두가 잘해줘서 잘 헤쳐왔었다"라고 만족한 시즌을 말했다.

"아쉬운 순간들이 떠오르지 않았나"는 질문에 고개를 저은 염 감독은 "시즌 전에 우리 전력과 상대 전력 등을 비교하며 목표 승수를 잡는데 올해는 오로지 비전과 희망만으로 목표 승수를 잡았다. 72∼73승을 하면 5등은 하고, 75승을 하면 4위는 할 수 있을 것 같아 75승을 목표로 잡았었다"라고 했다. 즉 시즌전 염 감독이 말한 75승은 객관적인 분석이 아닌 희망 승수였다는 것. 넥센은 29일 두산전을 포함해 6경기를 남겨놓고 있는데 74승(1무63패)을 거뒀다. 염 감독의 희망 승수에 근접했고, 남은 경기에 따라 초과 달성도 할 수 있다.

이제 포스트시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염 감독은 "이제 포스트시즌이 4년째다. 처음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젊은 선수들도 있지만 4년째 나가는 선수들도 꽤 있다"면서 "경험을 쌓였으니 기대해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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