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티요 160㎞ 4승' 한화, 천적두산에 유종의 미

기사입력 2016-10-03 17:23


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프로야구 한화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카스티요가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0.03

이미 큰 줄기는 결정난 경기다. 1위 두산은 정규리그 1위를 결정했고, 이날 경기전 정규리그 1위 축하 이벤트도 열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구단주)도 참석했다. 한화도 시즌 운명이 어느정도 갈렸다.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이날 경기전 "순위는 순위지만 기본에 충실하자고 했다. 플레이 하나 하나에 집중하자고 선수들에게 말했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경기전 권용우 김용주 기재영 김주현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켰다. 등록선수가 없어 엔트리를 비운 상태로 경기에 임했다. 두산은 두산대로, 한화는 한화대로 양팀 모두 마음을 비우고 임한 경기에서 한화가 선발전원안타(팀 9번째) 등 모처럼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가동하며 13대5로 승리했다. 한화는 월요일 4연패에서 벗어났다. 올해 '천적' 두산을 상대로 4승12패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이날 이겼음에도 두산은 한화에 최악 상대전적을 안긴 팀이 됐다.

한화가 먼저 앞서나갔다. 1회초 1번 정근우와 2번 양성우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든 뒤 4번 김태균이 1사 1,3루에서 1타점 선제 적시타를 터뜨렸다. 2회에는 1사 1,2루에서 정근우의 1타점 2루타, 양성우의 희생플라이로 3-0으로 달아났다. 한화는 3-0으로 앞선 4회초 1사후 정근우의 볼넷과 양성우의 좌전안타로 1사 1,2루 찬스를 만들고 송광민의 적시타, 김태균의 희생플라이, 이성열의 적시타로 6-0으로 달아났다.

두산은 4회말 연속 4안타(양의지 에반스 국해성 허경민)로 3점을 따라붙었다. 두산 벤치는 점수차가 줄어들자 윤명준을 마운드에 올렸다. 선발 안규영, 두번째투수 고봉재와는 무게감이 다른 투수의 출현. 하지만 달아오른 한화 방망이는 쉽게 식지 않았다. 5회초 정근우의 2타점 3루타와 양성우의 내야땅볼(1타점), 김태균의 2점홈런을 묶어 대거 5점을 더했다. 11-3리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두산은 7회와 8회 1점씩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1회초 1타점 적시타를 친 한화 김태균이 윤재국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리그 최초 300출루 달성.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0.03
3안타-3타점 정근우, 300출루 김태균

한화 선발 카스티요는 6이닝 동안 4안타 3실점으로 시즌 4승째(7패)를 따냈다. 9월 2일 LG전에서 구원승을 따낸 뒤 7경기(선발 5경기, 구원 2경기)만에 승리를 추가했다. 6회 2사 1루에서 7번 국해성을 상대할때는 160㎞ 강속구(KBO 공식기록)를 뿌려 눈길을 끌었다. 지난 7월 24일 롯데전 8이닝 1실점 선발승 당시 160㎞를 찍은 뒤 두번째 자신의 최고구속.

타선에선 정근우와 김태균의 활약이 돋보였다. 정근우는 1회 안타, 2회 1타점 2루타, 4회 볼넷, 5회 2타점 3루타를 때려냈다. 4번 김태균은 KBO리그 최초의 300루타 신기록을 달성했다. 지난해 NC테임즈의 최다루타(296)을 이미 넘어선 김태균은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김태균은 5회 시즌 22호 투런홈런까지 더하며 타점(135)과 최다안타(190) 타이틀 경쟁에 불을 지폈다. 4타수 4안타 4타점.

두산, 베스트 라인업으로 맞선 이유


두산은 이날 거의 베스트라인업을 가동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여유를 부릴 법도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의 실전감각을 언급했다. 김 감독은 "오늘(3일)을 포함해 3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뛰다가 힘들면 빼줄 수는 있지만 베스트로 임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정규리그가 끝나면 한국시리즈까지 20여일을 쉬어야 한다. 이날 두산은 경기전 우려했던 아찔한 장면을 경험했다. 1회 2번 오재원이 카스티요의 152㎞ 강속구에 오른 발목 위를 맞은 것이다. 대주자로 교체된 오재원은 향후 병원 진료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경기감각과 부상이라는 두가지 고민, 여기에 팀분위기까지 염두에 둬야하는 두산이었다. 이날은 특히 2만2123명의 많은 관중이 잠실구장을 찾았다. 1루측과 외야, 두산응원석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올해 두산은 한화에 늘 강했다. 정규리그 1위 최고 원동력은 한화를 상대로 쌓은 12승이었다. 하지만 한화와의 마지막 만남은 두산이 원하던 그림은 아니었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3일 경기에 앞서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 시상식이 열렸다. 박정원 구단주와 김승영 사장이 우승 트로피를 김태형 감독과 주장 김재호에게 전달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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