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고척돔 지존 밴헤켄, 2차전 어깨 무거워졌다

기사입력 2016-10-13 21:56


넥센 히어로즈 밴헤켄은 올시즌 고척돔에서 4전 전승을 거뒀다. 다급해진 넥센으로선 2차전서 어떻게든 이겨야 시리즈를 5차전까지 계산할 수 있다. 스포츠조선 DB

이제 다급해진 쪽은 넥센 히어로즈다. 에이스 밴헤켄 경기를 이긴다는 확신 때문에 1차전에 맥그레거를 내고 졌기 때문이다. 밴헤켄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수 밖에 없다.

넥센의 2차전 선발은 밴헤켄이다. 예상과 다른 염경엽 감독의 파격적인 선택에 따라 밴헤켄은 2차전, 5차전 선발로 이미 결정됐다. 밴헤켄은 올시즌 LG 트윈스를 상대로 던진 적이 없다. 지난 7월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퇴단한 밴헤켄은 넥센에 복귀해 정규시즌서 7승2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스피드 감소 때문에 예전의 활약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뛰어난 경기운영과 제구력을 앞세워 후반기 내내 에이스 노릇을 했다. 그러나 LG 타자들을 상대로 등판 기회는 없었다. LG 타자들 역시 밴헤켄에 대한 실전 타격감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지난해 자료를 뒤져봐야 한다.

밴헤켄은 지난해 LG전 5경기에서 4승에 평균자책점 1.89의 강세를 보였다. 지금의 LG 멤버가 가운데 그를 상대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타자는 히메네스 밖에 없다. 지난해 8타수 4안타를 때렸다. 오지환이 11타수 무안타, 채은성 4타수 무안타, 박용택은 14타수 3안타, 문선재와 양석환이 5타수 1안타, 손주인 12타수 2안타, 유강남 7타수 1안타 등 LG 타자들 대부분 밴헤켄을 상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더구나 밴헤켄은 올시즌 고척돔 홈에서 4전 전승, 평균자책점 1.80으로 천하무적이었다. 염 감독이 밴헤켄을 홈에서 열리는 2,5차전 카드로 확정지은 이유다. 넥센은 1차전서 맥그레거가 조기 강판하자 0-4로 뒤진 6회 이후 4명의 불펜투수를 썼다. 그라나 이보근 김세현 등 필승조는 아꼈다. '밴헤켄+필승조', 그래도 넥센은 승리를 확신할 수 있다.

LG는 한층 여유가 생겼다. 준플레이오프서 1차전 승리팀이 시리즈를 통과할 확률은 84%. 8부 능선 이상까지 위치를 확보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경기전 양상문 감독은 2차전 선발에 대해 "우규민 또는 봉중근인데 오늘 상황에 따라 결정할 수 밖에 없다"면서 "좌타자 상대로 중근이가 나가게 되면 내일은 우규민이 선발"이라고 말했다. 봉중근이 등판하지 않았지만, 선택은 우규민이었다.

우규민은 올시즌 선발로 24경기, 구원으로 4경기 등판했다. 구원 등판은 시즌 막판에 모두 이뤄졌다. 이는 KIA 타이거즈의 와일드카드에서 그의 활용폭을 불펜으로 한정짓기 위한 양 감독의 포석이었다. 우규민은 와일드카드 1차전서 8회 등판해 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투구수는 9개. 어깨는 싱싱하다고 봐야 한다. 양 감독은 시즌 막판 선발서 불펜으로 우규민의 보직을 바꾼 것에 대해 "투수에게는 갑자기 역할을 바꾸는게 사실 안좋은 것이다. 그러나 우규민의 현재 상태에서는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신뢰감을 보였다.

우규민은 올시즌 넥센전에서 2경기에 나가 1패, 평균자책점 7.45로 좋지 못했다. 9⅔이닝 동안 13안타를 맞고 8점을 허용했다. 역시 좌타자인 서건창이 6타수 4안타로 강했다. 채태인과 이택근도 4타수 2안타를 쳤다. 대니돈과 김하성 김민성은 홈런 한 개씩을 빼앗았다. LG로서는 1차전 소사의 호투로 불펜진을 아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포스트시즌 3경기서 불펜진 투구이닝은 합계 6이닝 밖에 안된다. 와일드카드 1차전서 우규민과 김지웅이 각 1이닝, 2차전서 임정우가 1이닝을 소화했고, 이날은 진해수 정찬헌 김지용이 합계 3이닝을 각각 던졌다.

밴헤켄이 최소 실점으로 6회 이상을 던져야 하는 넥센. 초반 위기에서 우규민을 언제든 바꿀 수 있는 LG.2차전은 초반 선취점 싸움과 불펜진 운영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고척돔=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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