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운이 LG쪽이다' 꿈의 잠실 KS 성사되나

기사입력 2016-10-18 15:50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2016 KBO 준PO 4차전이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LG가 넥센을 시리즈 전적 3대1로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9회초 임정우가 5-4 승리를 지킨 가운데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강남, 윤진호, 양석환, 히메네스, 임정우, 오지환.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10.17/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진출, 올해는 단순 꿈이 아니다?

LG가 넥센 히어로즈를 물리치고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냈다. 이제 NC 다이노스다. 그런데 조짐이 심상치 않다. 최하위권에서 정규시즌 4위까지 치고 올라온 기적을 넘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꿈의 무대인 한국시리즈까지 오르는 더 큰 기적을 연출할 것 같은 느낌이다.

준플레이오프 승리팀이 플레이오프 직행팀을 누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역대 확률은 44%(25차례 중 11차례). 차분하게 기다리며 체력을 비축한 플레이오프 직행팀은 56%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LG가 확률을 넘어설 태세다. 모든 기운이 LG쪽으로 쏠리는 듯한 현재 기세를 그냥 무시하기도 힘들다.

일단 전력. NC는 강팀이다. 하지만 현재 추세를 봤을 때 LG가 결코 밀릴 전력이 아니다. 포스트시즌, 단기전 특성에 딱 맞는 라인업이 완벽하게 구성됐다. 먼저 4선발 체제가 확고하고, 이기는 상황 필승조로 투입할 수 있는 계투 요원이 마무리 임정우를 포함해 무려 7명이나 된다. 베테랑 이동현, 봉중근의 분전이 팀에 엄청난 플러스 요소가 되고 있다. 단기전은 투수 놀음. LG 마운드가 NC 마운드를 양과 질에서 압도한다.

타선도 마찬가지. 소위 말하는 '미친' 타자는 없지만 경기마다 돌아가며 터지는 게 상대팀 입장에서는 더 무섭다. 어느 선수를 경계해야 하는지 헷갈리는 상황이 오히려 상대를 더 머리 아프게 만든다. 걱정을 샀던 이천웅, 양석환, 유강남 등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베테랑들보다 더 성숙한 경기력을 보여주니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분위기도 LG편이다. LG 이동현은 준플레이오프 4차전 승리 후 "우리팀 선수들이 오늘 승리로 만족해하지 않는다. 4차전도 시합 전부터 이기고 들어간 경기였다. 라커룸에서 선수들이 '오늘 경기 이겼다'고 생각하고 나가더라. 요즘엔 지고 있어도 시합을 뒤집을 수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마산에서도 이 기세가 꺾이지 않을 것 같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NC는 불편한 상황이다. 4번타자 에릭 테임즈가 음주운전 사고로 1차전에 뛰지 못한다. 단기전, 1차전 승부는 시리즈 전체 향방을 좌우하는 요소다. 2차전부터 나오더라도 마음의 짐이 남아있을 수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일본 프로구단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온다. 아무리 외국인 선수라도 경기에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다.

여기까지도 그나마 괜찮다. 승부조작 관련 수사 내용이 언제 발표될 지 모른다. NC는 그저 무사히 시간이 흐르기만 바라고 있다. 특히, 핵심 선발 투수인 이재학이 어떤 형태로든 연루돼있다. 이런 경기 외적 상황들이 실제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넥센 역시 시즌 막판부터 수면 위아래를 오르내리던 염경엽 감독의 거취 문제 때문에 팀이 흔들렸다는 얘기가 많았다.


만약, LG가 NC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오른다면 프로야구 역대 최고 흥행의 한국시리즈가 열릴 전망이다. 바로 두산 베어스와 LG의 잠실 라이벌 대결이다. 만약 이 매치가 성사된다면 양팀의 한국시리즈 첫 맞대결이 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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