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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필자는 취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일본 TV방송국 스태프들과 함께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 있었다.
2006년 3월에 열렸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그해 일본 취재진은 한국대표팀의 선수명단을 보면서 "왜 이 선수가 대표팀에 발탁됐나?"라는 질문을 필자에게 많이 했다. 바로 전병두였다. 통산성적은 90경기 등판 3승6패 5세이브. 그런 프로 4년차 투수가 대표팀에 있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신기한 일이었다.
3월 18일 준결승 한일전(미국 페트코파크). 6회초 0-0 상황에서 두 번째투수로서 마운드에 올랐던 전병두는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전병두는 다음 이닝에 마쓰나카에게 2루타를 허용하고 교체됐지만 자기 역할을 완수했다.
SK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2010년. 한국시리즈 1차전 전날인 10월 14일은 전병두의 생일였다. 그 날 훈련중인 전병두에게 "생일 축하해요"라고 말했다. 고개를 숙이며 모기소리로 "감사합니다"라며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이내 자리를 떴던 선수. 그렇게 수줍음 많은 전병두였지만 타자를 상대할 때는 달랐다. 그 해 한국시리즈에서 전병두는 4경기에 등판해 2승무패 무실점. SK는 전병두의 활약에 힘입어 4연승으로 삼성을 꺾고 우승컵을 안았다.
자신의 은퇴경기에서 한 타자를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간 전병두. 팀 동료인 김광현(28)이 포옹했다. 감동적인 장면이었지만 필자는 그 때 한 장면이 떠올라 미소가 나왔다. 2009년 8월 28일의 삼성전(대구). 그 날 전병두는 자신의 유니폼을 잃어버려 김광현의 유니폼을 입고 6번째 투수로서 등판했다. 이 모습을 본 13명의 일본인 관광객들(필자가 인솔)은 김광현이 등판했다며 열광했던 모습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29번 유니폼을 입은 그 날의 전병두는 1⅔이닝 무안타 무실점 세이브를 올렸다.
개인통산 281경기 29승29패 16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3.86. 그 숫자만 보면 특별하게 뛰어난 선수는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위력적인 직구가 인상적이고 다양한 역할로 팀에 공헌한 것은 일류선수의 모습였다. 또 5년간의 재활끝에 맞이한 은퇴경기는 아주 감동적이었다. 실적(성적)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은퇴 세리머니는 '의외의 매력이 있는 남자' 전병두다운 자리였다. 전병두의 제2 인생이 그의 성실한 성격대로 기복없이 좋은 날만 이어지기를 기원한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