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잔루가 도대체 몇개야? 역대급 변비 타선

기사입력 2016-10-24 23:18


201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NC와 LG의 경기가 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1회말 무사 1,2루서 LG 박용택이 우익수 플라이를 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0.24.

벼랑 끝에 몰린 LG는 숱한 찬스를 만들고도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리지 못해 시종 어렵게 경기를 끌고 갔다. LG는 1회부터 4회까지 8개의 볼넷과 1개의 안타를 얻었지만, 1점을 뽑는데 그쳤다. 특히 박용택, 히메네스 등 중심타자들이 결정적인 순간, 힘없이 물러났다. LG 선발 류제국은 5⅔이닝 동안 2안타 1실점 역투를 펼치며 NC 막강 투수진과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으나, 승패없이 마운드를 내려갔다. LG는 8회말에도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의 아쉬운 탄성을 자아냈다. 그러나 LG는 연장 11회말 1사 2,3루서 대타 양석환의 땅볼때 히메네스가 홈을 밟아 4시간 46분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득점권 타율과 잔루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서 탄탄한 짜임새를 자랑했던 LG 타선은 플레이오프 들어 믿기지 않을 정도의 침묵에 빠진 상황. 1,2차전서 LG는 득점권에서 단 한 개의 적시타도 날리지 못했다. 1차전 2점은 히메네스와 정상호의 솔로홈런으로 얻은 것. 2차전 후 하루를 쉬고 가진 3차전 NC 선발은 신인이나 다름없는 장현식. 2013년 입단한 장현식은 올해 정규시즌 37경기에 등판하며 팬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그러나 장현식은 생애 첫 포스트시즌 등판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1회말 무더기로 볼넷을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그러나 LG 타선은 1회 장현식 등 NC 투수들의 제구력 난조를 충분히 이용하지 못했다. 1~4회까지 4회 동안 10볼넷과 2안타를 얻고도 1점 밖에 올리지 못했다. 4이닝 동안 득점권 타율은 6타수 무안타로 0, 잔루는 11개나 됐다. 1회말 2사 만루서 채은성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득점한 것이 전부. 초반 NC의 기를 누를 수 있는 좋은 기회에서 박용택, 히메네스 등 중심타자들이 해결사 역할을 하지 못했다. 히메네스는 2회말 2사 만루서 NC 최금강의 127㎞짜리 낮은 슬라이더에 체크 스윙을 하다 삼진 판정을 받았다. 득점 찬스에서 간판타자들의 자신없는 스윙, LG의 답답한 경기 초반이었다.

살얼음판 필살기, 커브

0-1로 뒤진 NC의 반격 찬스는 5회말에 찾아왔다. LG 선발 류제국은 2사 1루서 박민우와 이종욱을 연속 사구로 내보내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앞서 김태군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할 때 자신의 모자 챙을 치고 날아가는 타구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사구를 연속 내준 원인은 십년감수하게 만든 김태군의 직선타구. 다음 타자 나성범의 안타 하나면 전세가 뒤집어질 수 있는 상황. 나성범은 올해 정규시즌서 류제국을 상대로 8타수 5안타 2홈런을 뺏은 '천적'. 류제국의 볼배합과 공의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 터. 류제국은 초구 109㎞짜리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째 140㎞ 직구를 높은 코스로 던져 헛스윙을 유도, 볼카운트를 0-2로 유리하게 몰고 갔다. 3구째 141㎞짜리 직구가 몸쪽을 파고들었다. 볼이 됐지만, 나성범의 볼배합 계산을 흐트러뜨릴 수 있는 날카롭게 제구된 공이었다. 류제국은 4구째 114㎞ 커브를 결정구로 던졌다. 높은 코스를 날아들다 홈플레이트에서 떨어지는 낙차에 나성범의 방망이는 힘없이 돌았고, 2루수 땅볼로 연결됐다. 류제국이 이날 최대 위기를 넘긴 건 나성범을 상대로 한 의외의 볼배합과 필살기 커브 덕분이었다.

날카로운 합의 판정

1-1 동점이던 LG의 8회말 공격. NC 투수 원종현과 이민호의 제구력 난조를 틈타 LG는 무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경기 후반 1점 싸움에서 이보다 더 결정적일 수 없는 승부처. 타석에 히메네스가 들어섰다. LG는 외야플라이 하나면 족했다. 그러나 히메네스의 타구는 3루쪽으로 흘렀다. NC 3루수 박석민이 3루를 밟아 2루주자를 포스아웃시킨 뒤 3루주자 문선재를 협살로 몰았다. 박석민으로부터 공을 건네받은 포수 김태군은 미트를 내려 자세를 낮추고 들어오는 문선재를 태그했다. 이어 겨우 몸을 세운 문선재는 전력질주 후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베이스커버를 들어온 이민호의 태그보다 먼저 홈플레이트를 터치했다. 문승훈 주심의 판정은 세이프. 앞서 김태군의 태그가 문선재의 몸에 닿지 않았다는 것. NC측의 합의판정 신청. 리플레이 판독 시간은 의외로 길었다. 3분 뒤 판독을 끝내고 그라운드로 나온 김병주 2루심의 오른손이 올라갔다. 판정 번복으로 아웃. 결국 LG는 득점에 실패했다. '날카로운' 합의판정에 양팀의 희비가 갈렸다. 9회에도 양팀은 무득점, 결국 경기는 연장전으로 들어갔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2016 KBO 포스트시즌 NC와 LG의 플레이오프 3차전이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무사 만루 LG 히메네스의 3루수앞 병살타 때 3루주자 문선재가 김태군의 글러브에 등이 태그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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