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악재로 뭉친 NC, 3주 쉰 두산 괴롭힐 수 있다

최종수정 2016-10-27 09:44
LG와 NC의 2016 KBO 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이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NC가 8대3으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 전적 3승 1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경기 종료 후 양팀 감독이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0.25/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NC가 LG에게 8대3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선수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10.25


NC 다이노스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두산 베어스 보다 투타 전력에서 약간씩 밀리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같은 4승을 먼저해야 하는 단기전에선 전력 이외의 뭔가가 승부의 변수가 돼 시리즈 전체를 좌우할 수 있다. 수많은 변수 중 하나가 숫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기운'이다. NC는 LG와의 PO 1차전, 0-2로 패색이 짙었던 9회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해 3대2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그 1차전을 LG에 넘겨주었더라면 두산과 싸우는 한국시리즈 파트너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김경문 NC 감독은 "하늘이 우리를 도왔다"고 했다. NC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1년전 2015시즌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이 정규시즌 1위 삼성 라이온즈를 잡고 우승했다. 당시 야구인들은 두산을 두고 "승리의 여신이 두산을 점찍었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한국시리즈를 코앞에 두고 해외 원정 도박 파문이 터졌다. 그로 인해 삼성은 도박 의혹을 받은 투수진의 주축 3명(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 두산은 전력이 약해지고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삼성을 4승1패로 제압했다.

NC는 올해 구단 내부에서 연이어 악재가 터졌다. 승부조작 사건, SNS 가정사 폭로, 음주운전 적발 등으로 후반기 내내 바람잘 날이 없었다. 지금도 프로야구 승부조작 수사를 진행 중인 경찰이 NC 구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7일 창원시 소재 NC 구단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까지 했다.

이런 악재는 오히려 내부결속을 다지는 촉매제 작용을 하고 있다. NC 선수단은 밖에서 터진 위기를 안에서 결속력으로 해결하려고 뭉치고 있다. 그 중심에 김경문 감독이 있고, 베테랑 이호준과 주장 이종욱 등이 선수들을 한곳으로 집중시키고 있다. 김 감독의 고개는 위기일수록 자꾸 아래로 더 숙여지고 있다. PO에서 떨어진 후 인사하러 온 LG 양상문 감독 보다 연배가 위인 김 감독이 더 허리숙여 인사할 정도다. 그는 "팀이 어려운 가운데서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더 의미가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올해 여러 악재에 얻어터지면서 마음이 강해졌다. 욕심을 상당 부분 내려놓았다. 그러면서 오히려 집중력이 생겼고, 주변의 얘기를 듣고 있다. 머리가 아프지만 위기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집중력과 혜안이 더 빛나고 있다.

NC는 PO 4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실전 감각 면에서 두산에 앞선다. 두산은 지난 8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이후 딱 3주만에 공식 경기를 갖는다. 두산 타자들이 NC 투수들이 던질 145㎞ 이상의 빠른 공에 적응하는데 한 타석 이상이 걸릴 것이다. 물론 두산 '판타스틱4' 선발진이 KBO리그 최정상급인건 분명하다. 특히 1선발로 굳어진 니퍼트의 묵직한 직구는 알고도 정타로 연결하기 쉽지 않은 구질이다. NC는 2015년 PO에서 니퍼트에게 똑같이 두번 당했다. 1차전과 4차전에서 니퍼트에게 단 1점도 뽑지 못했다.

NC는 도전자이고, 두산은 정상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다. 더 심적으로 홀가분한 쪽은 NC다. 또 NC는 가장 강한 선발 니퍼트 공략만 성공한다면 위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은 분위기를 타면서 자연스럽게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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