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석 감독 취임 "9년간 못했던 것 이루고 싶다."

기사입력 2016-10-31 15:18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신임 감독 취임식 및 고칭스태프 발표 기자회견이 31일 오전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장정석 신임감독과 심재학, 홍원기 코치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척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10.31/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신임감독이 공식적으로 4대 감독으로 첫 임무를 시작했다.

넥센은 3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장 감독 취임식 및 1군 코칭스태프 발표 행사를 가졌다. 고척돔 그라운드에 무대를 만들었고, 장 감독과 1군 코칭스태프들의 자리가 마련됐다. 이례적으로 매우 성대하게 감독 취임식을 거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장석 대표는 장 감독에게 배번 40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혀주고 모자를 씌워 주며 장 감독의 선임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이어 심재학 수석코치를 비롯한 1군 코칭스태프가 1명씩 소개됐다.

장 감독은 취임사에서 "프로야구 감독이란 천운을 타고나야한다고 한다. 나 역시 이미 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운이 아닌 많은 준비와 열정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라면서 선수단, 코칭스태프, 프런트와의 소통을 강조했고, 선수들에겐 '우리'라는 의식을 당부했다. 또 "우리가 큰 마차라고 생각하고, 힘 좋고 컨디션 좋은 말을 앞에 두고, 지치고 힘든 말을 뒤에 놓아 큰 마차가 잘 굴러갈 수 있도록 믿음과 진심이 통하는 소통으로 잘 이끌어보겠다"라고 했다.

이어 취재진과의 1시간에 걸친 취임 기자회견에서 장 감독은 마음속에 숨겨둔 '우승'에 대한 소망을 피력했다.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생각들을 지워야할 부분은 내가 해야할 일이다. '이렇게 해도 되는구나'하는 모습도 내가 짊어져야 할 일이다"라며 "우리 팀이 창단하고 9시즌 동안 못한 게 있다. 4강보다 그것을 마음속에 목표를 두고 있다. 내년에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임기내에 선수들과 해보고 싶다"라고 했다. 못한 것이 바로 우승. 우승이란 말을 입밖으로 꺼내진 않았으나 감독이라면 누구나 꿔야할 목표를 조심스럽게 밝혔다.

현장 프런트로 생활하면서 그동안 봤던 여러 감독들의 장단점을 자신의 야구에 접목할 뜻도 비쳤다. "감독님을 수행하면서 많은 감독님들과 만났다. 좋았던 부분들은 내 머릿속에 조금씩 있다. 그런 부분들을 응용하면 좋을 것 같다"면서 "2005년부터 한경기도 빼놓지 않고 1군 경기를 다 봤다. 그 경기들 속에서 느꼈던 잔상들이 있다. 그것을 추스려서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 때 코칭스태프와 얘길하고 듣다보면 서로 마음이 맞는 부분들로 시즌을 구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진짜 소통을 하고 싶다고 했다. "소통은 말그대로 마음이 통하는 건데 사실 혼자만의 소통도 있다. 지시하는 사람은 소통이라 생각하는데 그것을 받는 사람은 소통이 아니라 지시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진짜 상대가 받아들이는 소통을 하고 싶다"는 장 감독은 "고참선수들에게도 나도 마음을 열테니 너네도 마음을 열면 좋겠다고 했다. 쉽지 않겠지만 개인적인 얘기도 하면서 마음이 통하고 싶다"라고 했다. 소통을 하는 것이 무조건 선수들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가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제껏 내가 해왔던 일은 모두가 잘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자리에선 냉정함을 가져야할 것같다. 분명 선수들에게 편하게 해줄 것이지만 냉정할 땐 냉정함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직 구체적인 자신의 야구에 대한 피력은 하지 않았다. "가고시마 캠프가 중요할 것 같다. 거기서 스프링캠프에 대한 구상도 할 것이고,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지도 소통을 통해서 찾겠다"라고 했다.

보통 현역 선수들이 쓰는 40번을 등번호로 택한 것이 이색적이었다. 장 감독은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번호다. 그 이유는 나중에 밝히도록 하겠다"라고 말을 아끼면서 "올해 김웅빈이 쓴 번호인데 알아보니 택할 수 있는 번호가 별로 없었다고 하고, 개인적으로 달고 싶은 번호가 있다고 해서 내가 쓰겠다고 했다"고 했다.

장 감독은 내년시즌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우리가 이제껏 해온 야구가 있다. 우리 야구가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면서도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실제 경기에서도 적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기본적인 상대성적, 구장별, 상황별 성적이 데이터로 있는데 이것을 가공한 2차적인 데이터가 만들어지는데 이것을 경기에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 이는 감독이 누가 되든 하려고 했던 부분"이라고 했다. 그동안 감독, 코치들이 해왔던 감과 데이터에 다른 2차적인 데이터가 더해진다는 것. 물론 각 파트별 코치들에게 확실한 권한도 줄 계획이다.

장 신임 감독이 이끄는 넥센은 이날부터 가볍게 훈련을 시작했다. 넥센은 오는 2일 일본 가고시마에서 내년 시즌을 위한 새로운 출발을 한다.
고척돔=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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