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자책점 0.45, 두산 마운드 시나리오대로 척척

기사입력 2016-10-31 11:30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11회 1사 만루에서 오재일이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경기 종료 후 이현승과 니퍼트가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10.29

두산 이용찬이 9회를 무실점으로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10.29

두산 마무리 이현승이 NC를 상대로 5대1 승리를 확정짓고 포수 양의지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10.30/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20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0.45. 두산 베어스 구단 내부에서도 깜짝 놀란 완벽투다. 두산의 선발-불펜진은 나성범-에릭 테임즈-박석민-이호준으로 이어지는 NC 다이노스의 '나테박이'를 압도했다. 다이노스 타선의 핵인 '나테박이'는 2경기에서 타점-득점없이 29타수 4안타, 타율 1할3푼8리에 그쳤다. 두산 팀 평균자책점 0.45, '나테박이' 타율 1할3푼8리. 한국시리즈 1~2차전을 함축해 보여주는 기록이다. 두산 마운드가 2연승의 발판을 놓았다.

한국시리즈 '원투 펀치' 더스틴 니퍼트, 장원준를 믿었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다. 한용덕 두산 수석코치는 "우리팀의 강점은 선발 투수다. 니퍼트와 장원준이 7이닝 정도를 던져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다"고 했다. 1차전 선발 투수 니퍼트는 8이닝 무실점, 2차전 선발 장원준은 8⅔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나란히 투구수 116개 역투를 펼쳤다. 니퍼트-장원준-마이클 보우덴-유희관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 4' 중 2명을 가동해 2경기를 모두 가져갔다.

투타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두산의 거의 유일한 약점으로 꼽힌 게 불펜이다. 홍상삼에 이용찬, 이현승 등 셋업맨, 마무리가 안정감을 주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았다. 더구나 기대했던 중간계투 정재훈까지 어깨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하지만 이 또한 기우였다. 이용찬은 1차전에서 니퍼트에 이어 등판해 2⅓이닝 무실점 호투로 연장 11회,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이현승은 1차전 ⅔이닝 무안타 무실점, 2차전 ⅓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선발 투수가 긴 이닝을 소화하고, 불펜 투수까지 완벽투. 두산은 1~2차전에 니퍼트, 장원준, 이용찬, 이현승 등 4명의 투수를 가동해 승리를 모두 따냈다.

두산 벤치가 구상했던 최상의 시나리오다.


7회초 NC 박석민을 병살처리한 후 두산 장원준이 양의지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0.30.

9회초 2사 1루 두산 장원준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0.30/
호투의 비결은 충분한 휴식과 경험, 그리고 자신감. 두산은 지난 8일 LG 트윈스와의 시즌 최종전을 치른 후 20일 넘게 휴식을 취했다. 8일 니퍼트는 2⅓이닝, 보우덴은 3이닝, 홍상삼과 이용찬 이현승이 1이닝씩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정규시즌 종료에 앞서 여유있게 1위를 확정한 두산은 한국시리즈에 맞춰 휴식과 경기 감각 유지에 중점을 두고 일정을 소화했다. 한국시리즈 직행팀의 이점을 제대로 살렸다. 두산 관계자는 "빡빡한 정규시즌 일정에 따라 던지던 투수들이 적당한 휴식을 취하면서 구위가 더 좋아졌다"고 했다.

상무 제대 후 시즌 말미에 합류한 이용찬도 이전보다 훨씬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마무리 이현승은 정규시즌 56경기에서 1승4패25세이브, 평균자책점 4.84를 마크했다. 블론세이브 7개를 기록하는 등 불안감을 노출했다. 하지만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단기전, 한국시리즈는 페넌트레이스와 많이 다르다. 이현승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마무리로 활약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 중 한명이다. 이런 경험은 이현승뿐만 아니라, 두산 구단 전체로 봐도 든든한 자산이다.

1일 3차전 선발은 보우덴이고, 4차전 선발은 유희관이 유력하다. 두 투수가 7이닝을 버텨준다면, 4연승 퍼펙트 우승이 현실화된다. 1~2차전에서 두산은 불펜의 힘을 확인했고, 2차전은 선발 장원준의 역투로 불펜 소모를 최소화했다. 더구나 2연승을 거두면서, 심적인 여유까지 생겼다. 두산 '가을야구'의 중심에는 막강 투수진이 자리하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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