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임즈 유종의미 거둘까, NPB의 달달한 러브콜

기사입력 2016-11-01 06:06


두산과 NC의 2016 KBO 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NC 테임즈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0.30/

NC 다이노스 4번 타자 에릭 테임즈(30)가 2016시즌을 마치고 어떤 결정을 내릴까.

테임즈는 현재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대결을 펼치고 있다. 이 시리즈를 마치면 2016시즌이 완전히 끝난다. 그리고 2017시즌을 위한 자신의 거취를 결정해야할 시간이다.

테임즈는 올해로 KBO리그에서 3시즌을 보냈다. 그는 NC를 통해 KBO리그 최고 타자의 반열에 올랐다. 2015년 정규시즌 MVP에 선정되면서 사실상 정점을 찍었다. 최초로 40(홈런)-40(도루)을 달성하기도 했다. 3시즌 통산 타율 3할4푼9리, 124홈런 382타점을 기록했다. 통산 장타율이 7할2푼1리, 출루율은 4할5푼1리로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테임즈는 메이저리그에선 수많은 유망주 중 한명이었다. 그런 그는 KBO리그를 통해 아시아 야구의 블루칩으로 성장했다.

그가 할 수 있는 선택의 길은 폭넓다. 현재 NC 구단과 재계약할 수 있다. 새로운 일본 프로야구에 도전할 수도 있다. 그리고 4년 만에 다시 빅리거로 돌아가 재도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복수의 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선 테임즈가 새로운 도전을 선택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 중에서도 테임즈의 일본 진출이 유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일본의 빅팀이라고 할 수 있는 소프트뱅크 호크스, 요미우리 자이언츠, 한신 타이거즈 등에서 테임즈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본 언론들도 이미 몇차례 '소프트뱅크 구단이 이대호가 미국 진출하면서 생긴 홈런 장타 공백을 메우기 위해 테임즈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달 음주운전 적발 보도로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그 배경과 수위까지 파악했고 심각하지 않았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리그 구단 관계자와 에이전트 등에 따르면 일본 팀들이 테임즈를 지난해부터 꾸준히 관찰했고, 충분히 통한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여기서 통한다는 건 한해 30홈런과 80~100타점에 근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일본 야구 사정에 밝은 한 에이전트는 "요즘 일본 관계자들 사이에서 테임즈의 몸값을 굉장히 후하게 보고 있다. 첫해 3억엔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3억엔은 한화로 따지면 30억원이 넘는 액수다. 올해 테임즈가 NC에서 받은 연봉은 125만달러였다.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LG 우규민과 NC 해커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NC 테임즈가 4회 LG 우규민을 상대로 동점 홈런을 날렸다. 힘차게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테임즈.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10.25

메이저리그 팀들도 테임즈의 경기력을 꼼꼼하게 살폈다. 테임즈는 현재 나이(30세)와 경기력 등을 종합할 때 빅리거에서도 매력적인 선수다. 그러나 테임즈의 몸값은 3년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았다. 1년에 300만달러(추정) 이상을 투자해야 할 상황이다. 빅리그 팀들이 투자 대비 효율을 따졌을 때 테임즈를 영입할 지는 의문이다. 더 적은 비용을 투자하고도 영입할 수 있는 테임즈와 비슷한 파워와 정확도를 갖춘 젊은 선수들이 마이너리그에도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야구에선 다르다. 테임즈는 3년의 시간을 통해 아시아 야구에 완벽하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본 팀들이 봤을 때 테임즈는 빅리그에서 바로 영입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최적의 카드인 셈이다.

NC도 테임즈에게 재계약을 제안하는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테임즈가 떠날 경우를 대비한 여러 대안 카드를 준비해 놓았을 것으로 보인다. 테임즈의 경기력에 대해선 재고할 필요가 없다. 동기부여와 새로운 목표 설정 그리고 일본 팀들과의 몸값 경쟁에선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외국인 선수를 놓고 돈 싸움이 붙을 경우 아직도 KBO리그가 일본 야구에 밀리는 건 현실이다.

테임즈는 현재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 집중하고 있다. NC는 원정 1~2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테임즈는 두 경기에서 8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가 어떤 유종의 미를 거둘까.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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