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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가 108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컵스는 3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벌어진 월드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8대7로 격파하고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경기는 중반까지 컵스의 분위기로 흐르다가 후반 클리블랜드의 매서운 추격이 이어졌고 결국 연장 10회초 컵스가 1사 1,2루서 벤 조브리스트가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날리며 결승점을 뽑았다. 조브리스트는 상대 브라이언 쇼의 96마일짜리 바깥쪽 커터를 그대로 밀어쳐 2루주자가 홈으로 불러들였다. 컵스는 계속된 1사 만루서 미구엘 몬테로의 좌전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하며 8-6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사실상 승부가 기운 상황. 컵스는 이어진 10회말 25세의 신인 우완 칼 에드워즈를 등판시켜 1이닝을 1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4시간 40분에 걸친 명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는 접전 양상이었다. 컵스는 1회초 선두 덱스터 파울러의 중월 솔로홈런으로 기선을 잡은 뒤 1-1 동점이던 4회초 1사 1,3루서 애디슨 러셀의 희생플라이, 윌슨 콘트레라스의 2루타로 3-1로 앞서나갔다. 5회에는 선두 하비에르 바에즈의 우중간 솔로홈런, 2사 1루서 리조의 우측 안타때 1루주자 브라이언트가 홈까지 파고들어 5-1로 도망갔다. 클리블랜드가 5회말 2사 2,3루서 상대 투수 존 레스터의 폭투로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3-5로 따라붙자, 컵스는 이어진 6회초 데이빗 로스의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 6-3으로 다시 달아났다.
그러나 클리블랜드의 추격전이 8회말부터 이어졌다. 2사후 호세 라미레스가 2루수 내야안타를 출루하자 컵스는 투수를 레스터에서 아롤디스 채프먼으로 바꿨다. 그러나 브랜든 가이어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라미레스를 불러들이며 2점차로 컵스를 압박했다. 이어 라제이 데이비스가 채프먼의 바깥쪽 99마일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홈런을 터뜨리며 극적으로 6-6 균형을 맞췄다.
컵스는 9회초 1사 3루서 벤치 사인에 따라 하비에르 바에즈가 스리번트를 댔으나 파울이 돼 삼진으로 물러났고, 이어 파울러의 중전안타성 타구가 상대 유격수 린도어의 호수비에 막혀 찬스를 놓쳤다. 9회말 클리블랜드가 무득점으로 이닝이 끝나자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됐다.
방수포를 덮은 뒤 곧바로 비가 잦아들어 15분 후 경기가 재개됐다. 컵스는 연장 10회초 선두 카일 슈와버의 우전안타로 나가자 앨버트 알로마를 대주자로 내보냈다. 이어 브라이언트가 중견수플라이로 아웃되는 사이 1루주자가 2루까지 갔고, 앤소니 리조의 고의4구로 1사 1,2루로 찬스를 이어갔다. 이어 조브리스트와 몬테로가 연속 적시타를 터뜨려 8-6으로 앞서 나갔다.
클리블랜드는 이어진 10회말 2사후 가이어의 볼넷과 2루 도루후 데이비스의 중전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더이상 컵스의 기를 꺾지는 못했다. 클리블랜드는 4차전까지 3승1패로 앞섰으나, 내리 3경기를 내리 패해 아쉬움이 진하게 남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7차전에서는 에이스 코리 클루버가 4이닝 6안타 4실점으로 부진을 보인데다 포스트시즌 최강 불펜 앤드류 밀러도 2⅓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2실점하는 등 마운드가 쌓인 피로를 극복하지 못하고 난타를 당해 결국 무릎을 꿇었다. 클리블랜드는 1948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68년째 '와후 추장의 저주'를 끊어내지 못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