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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가 승부조작 광풍에 휩싸인 가운데 KBO(총재 구본능)가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논의를 시작했다.
KBO가 현재 상벌위원회를 열어 승부조작과 불법 도박 건으로 징계를 검토할 수 있는 선수는 이태양 이재학(이상 NC) 유창식(KIA) 안지만(삼성) H(경기북부지방경찰청 수사 발표 자료상 이니셜) 선수다. 이태양은 지난 7월 창원지검 수사에서 2015년 4차례에 걸쳐 승부조작에 가담했고 그 대가로 2000만원을 받았다고 시인했다. 이태양은 결심 공판에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000만원,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받았다. 그후 심경의 변화를 가져온 이태양은 변호사를 교체하면서 항소했다. 유창식은 지난 7월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소환 조사에서 2014시즌 두 차례 승부조작을 했고, 총 300만원을 수수했다고 시인했다. 또 불법 스포츠 도박에 7000만원을 베팅하기도 했다. 안지만의 경우는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 개설에 연루됐다. 최근 대구지법 재판에서 도박 사이트 운영자금으로 쓰일 줄 알면서 친구에게 돈을 빌려준 건 맞다고 인정했다. 공범 여부는 부인했다.
이재학과 H선수는 경기북부경찰청 수사에서 2011년 스포츠 도박 베팅 사실을 인정했다. 이재학은 도박에 160만원을, H 선수는 600만원을 베팅했다. 2011년 도박행위로 공소시효가 만료돼 불기소 처분, 형사 처벌은 면하게 됐다. 그러나 KBO규약(품위손상)에선 분명히 처벌 대상이다. 프로선수 신분으로 스포츠 도박에 베팅하는 건 그 시기와 상관없이 잘못이다. 징계 수위는 KBO 상벌위원회에서 결정될 것이다.
이성민 문우람 F(경찰 수사 발표 자료상 이니셜) 선수가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성민이 2014시즌 한 차례 1회 고의 볼넷을 내주는 식으로 승부조작에 가담, 현금 300만원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성민은 두 차례 경찰 소환 조사에서 강하게 부인했다. 창원지검은 문우람(상무)이 2015년 이태양과 함께 브로커로부터 1이닝 실점 청탁을 받고 고급시계 등 시가 1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창원지검은 문우람을 군검찰로 이첩했다. 이후 군검찰이 계속 수사를 진행했지만 문우람은 부인하고 있다. F 선수는 경찰로부터 대리 베팅으로 불법 스포츠 도박에 400만원을 쓴 혐의를 받고 있다. F 선수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경찰로부터 승부조작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NC 구단도 현재 강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따라서 KBO도 현재로선 NC 구단에 대해선 상벌위 검토를 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KBO리그는 올해 처음으로 관중 800만명을 돌파,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론 승부조작의 후폭풍으로 팬들로부터 비난과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KBO는 그런 팬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는 처지다. 따라서 엄격한 잣대로 잘잘못을 따져 야구계 차원에서 징계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