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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베테랑 홍성흔(39)의 거취가 빠르면 이번주 결정난다.
선수는 당연히 내년에도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어 한다. 올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시즌을 준비했던 그이지만, 시범경기부터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모든 게 꼬였다. 내년 시즌 명예회복을 하고 싶어한다는 게 지인들의 말이다. 그는 올해 1군 출전 경기가 고작 17게임이다. 1999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100경기 이상을 출전하다가 존재감이 뚝 떨어졌다. 한 때 국가대표 포수로 활약했던 그가 이대로 은퇴를 하는 건 사실 쉽지 않다.
문제는 팀 내 위치다. 올해 두산은 1.5군들이 대거 성장하면서 압도적으로 페넌트레이스를 끝냈다.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4연승으로 '퍼펙트 우승'에 성공했다. 이 때 홍성흔은 두 명의 거포 오재일,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가 있는 탓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그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더욱이 에반스는 내년에도 두산 유니폼을 입을 공산이 크다. 오재일은 당연히 주전 1루수다. 따라서 홍성흔이 내년 살아남기 위해선 캠프 때부터 까마득한 후배들과 경쟁해야 한다.
또 홍성흔은 올 시즌 초반 2군에서 선수들에게 강의도 했다. 몇 차례나 손사래를 쳤지만 공필성 2군 감독이 프로 정신에 대한 교육을 해달라고 간청, 결국 단상에 섰다. 이 자리에서 그는 여자 친구 사귀는 법, 돈 관리 하는 법, 오랜기간 이천에서 버티는 법 등 아주 기본적인 부분을 얘기했다고 한다. 오직 홍성흔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강의였다.
하지만 그런 '큰 형님'이 냉정한 현실과 마주했다. 후배들은 매년 발전하고 있고, 팀은 예전처럼 자신을 꼭 필요로 하지 않는다. 최근 2년 간은 거푸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했다. 과연 홍성흔은 어떤 선택을 할까. 구단은 어떤 제안을 할까.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