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리는 변명할 여지가 없다" 서건창의 다짐

기사입력 2016-11-14 11:26


서건창. 스포츠조선DB

"힘이 부족했던 게 사실입니다. 교훈을 얻었어요."

2016년은 넥센 히어로즈와 서건창(27)에게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고 또 그만큼의 좌절도 겪었다. '리그 최연소 주장' 타이틀을 달고 뛴 서건창도 기대감과 아쉬움을 함께 품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서건창은 "안 힘들 순 없었지만 주위 도움 덕분에 재미있게 시즌을 보냈다. 공부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선수단 주장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할 일이 많다. 인터뷰 섭외 요청도 언제나 1순위. 훈련에만 집중하는 것이 쉽지 않다. 서건창도 "솔직히 쉽지는 않았다"면서도 "선수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자유롭지만 활기찬 분위기는 시즌 초 꼴찌 전망을 뒤엎은 넥센의 힘이었다. 선수들도 동감하는 부분이다.

서건창은 "선배님들도, 후배들도 각자 해야 할 역할을 잘해줘서 분위기가 저절로 좋아졌다. 그래서 팀 성적도 마지막까지 좋게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다른 팀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우리는 감독님 이하 코치님들, 고참 선배들이 어린 후배들이 야구만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눈치 보지 않고 야구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 그것이 넥센의 장점인 것 같다"고 했다.


장정석 신임 감독과 서건창. 스포츠조선DB
그래도 마지막 경기는 두고두고 아쉽다. 정규 시즌을 3위로 마친 넥센은 준플레이오프에서 LG를 만나 1승3패로 탈락했다. 장기전에서 보여준 장점들을 단기전에서 못 보여주고 떨어졌다.

"우리가 변명할 여지가 없다"는 서건창은 "힘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교훈을 또 얻었다. 다시 한 번 성장할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기회는 앞으로 또 있지 않나. 준비 잘해서 다음에 오는 기회는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서건창은 몇 차례나 '배웠다'를 강조했다. 그만큼 올 시즌이 남긴 성과가 크다. 개인적으로도 만족할만한 성적인데도 스스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가 만족할 수 없는 이유다.

넥센은 장정석 신임 감독 체제로 새 출발을 한다. 서건창은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선수단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호흡했던 분이다. 우리들의 많은 부분을 알고 계시지 않나. 선수들이 정말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거라 기대가 된다"는 이유다. 희망이 묻어났다.

짧은 휴가를 마친 서건창은 이제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웨이트로 몸을 만든다. 내년 스프링캠프는 1월 중순이 아닌, 2월초에 시작된다. 서건창은 "개인적으로 훈련할 기간이 길어진 것은 내게 잘 맞는다"고 말했다.

2017년을 바라보는 그의 바람은 한가지. "다치지 않고 준비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길 바랍니다. 저도, 팀도요."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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