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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10개 구단은 매년 11월 25일까지 KBO(한국야구위원회)에 보류선수명단을 제출한다. 쉽게 말해 내년에도 함께 할 선수, 구단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한 리스트다. 문제는 이 명단 숫자다. 65명으로 한정돼 있다. 따라서 자의든 타의든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 선수들이 발생한다. 몇 년째 꽃을 피우지 못한 선수들, 이제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해줘야 하는 베테랑들이 그렇다.
그런데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한화 이글스 얘기가 나온다. 만약 작년 김성근 감독이라면 벌써 베테랑 영입 작업에 나섰을 것이라는 얘기다. 원소속팀에서 방출된 선수들이지만 갈 곳이 있다는 뜻이다. 실제 김 감독은 2014년 10월 한화 지휘봉을 잡자마자 여러 베테랑 선수를 영입했다. 권용관, 임경완, 오 윤, 황선일 등이다. 당시 한화 관계자는 "경험 많은 선수를 영입함으로써 선수층이 두터워졌고 치열한 내부경쟁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작년에는 이재우가 있었다. 두산에서 뛰던 오른손 베테랑 투수 이재우는 구단과 합의 하에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됐다. 발표 며칠 뒤 한화가 영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이 역시 김성근 감독의 뜻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라는 게 중론이다. 이재우는 최근 몇 년간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김 감독은 쓰임새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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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김성근 감독의 파워는 약해졌다. 최근 공개적으로 언더핸드 김병현에게 높은 관심이 드러냈지만 예전처럼 영입할 수 없었다. 조만간 보류선수명단이 발표되면, 여기서 제외된 선수에게 눈길이 가겠지만, 이 역시 한화 유니폼을 입히는 건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는 현역 생활을 연장하고 싶은 베테랑 선수들에게도 치명타다. 한화처럼 그간 고참 선수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낸 팀들이 구단 방침을 바꾸면서 갈 곳이 없어졌다. 선수라면 누구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은퇴하는 게 꿈이지만, KBO리그에는 팀이 없다. 한화가 발을 빼니 베테랑들의 겨울이 유독 춥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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