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약 포기한다고? 재활용 가능한 외국인 선수는?

기사입력 2016-11-23 20:01


KIA 브렛 필.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LG와 넥센의 2016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선발투수 맥그레거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0.17/

롯데 레일리가 시즌 마지막 등판서 6이닝 2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 2013년 말 KIA 타이거즈와 재계약에 실패한 헨리 소사는 2014년 4월 뒤늦게 넥센 히어로즈에 합류했다. 히어로즈는 구위가 떨어진 브랜든 나이트의 대체선수로 소사를 불러들였다. 20경기에 등판해 10승2패, 평균자책점 4.61. 히어로즈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었다. 그해 겨울 소사는 다시 LG 트윈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트윈스 소속으로 2015년, 2016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을 거뒀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던 나이트는 2011년 히어로즈로 옮겼다. 무릎 부상에서 회복한 그는 2년간 에이스 역할을 했다. 2012년 16승-평균자책점 2.20, 2013년 12승-4.43을 기록했다. 외국인 선수 '재활용'의 성공 사례다.

11월 25일. KBO리그 구단이 KBO(한국야구위원회)에 보류선수 명단을 통보해야 하는 마감 시간이다.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 팀을 떠나야 한다. 외국인 선수도 마찬가지다. 구단이 재계약 불가를 공식화하면, 원칙적으로 국내 타 구단 이적이 가능하다. 몇몇 구단은 일찌감치 입장 정리를 끝냈고, 일부 팀은 머리를 싸매고 있다.

재계약에 실패한 외국인 선수가 내년 시즌 다른 팀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경계선에 서 있는 선수가 적지 않다.

KIA는 브렛 필과 재계약을 놓고 마지막까지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와 상황이 비슷하다. 팀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성실하면서 꾸준하게 기여했는데, 임팩트가 부족했다. 3년 연속 3할 타율에 20개 안팎의 홈런. 지난 시즌에는 100타점을 넘겼고, 지난 2년간 풀타임을 소화했다. KBO리그에 충분히 적응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올시즌 클러치 능력이 아쉬웠다. 기대만큼 장타가 안 나왔다. 못했다기 보다 더 나은 외국인 타자를 찾기 위한 고민이다. KIA가 재계약 불가 결정을 내린다면, 국내 다른 구단이 관심을 나타낼 것 같다. 폭발적인 장타력이 아쉽긴 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공격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넥센 히어로즈는 스캇 맥그레거와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코엘로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맥그레거는 14경기에 등판해 6승3패, 평균자책점 5.20을 기록했다. 시속 150㎞ 빠른 공과 공격적인 투구로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피안타율이 2할9푼9리나 된다. 상대를 압도하는 힘이 부족했다. 히어로즈가 재계약 불가를 결정했으나, 더 강한 투수를 영입하기 위한 선택이다. 맥그레거는 장점이 있는 투수다. 다른 팀으로 이적해 활용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롯데 자이언츠가 투수 조쉬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를 놔준다면, 나설 팀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린드블럼은 올해 30경기에서 10승13패-평균자책점 5.28, 레일리는 31경기에서 8승10패-4.34를 찍었다. 재계약과 포기를 가르기 어려운 성적이다. 여전히 가능성이 남아있는 전력이라는 얘기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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