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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물이 터졌다. 외야수 최형우(33)가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KIA 타이거즈로 옮기며 '몸값'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좌완 선발 FA트로이카인 김광현(28) 양현종(28) 차우찬(29)은 최대 수혜를 받을 선수들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은 처음부터 최형우보다는 차우찬을 먼저 잡는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상태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마운드가 무너져 올시즌 사상 최악인 9위에 처졌다. 왼손 선발인 차우찬의 팀내 가치를 최형우보다도 오히려 낫게 봤다는 의미다. 삼성만의 팀내 상황이 아니다. 나머지 구단들도 마찬가지로 극심한 선발난에 시달리고 있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차우찬에 비해 뒤지는 투수들이 아니다. 이미 SK 와이번스와 KIA 역시 김광현과 양현종을 잡을 것이며 최고대우를 약속한 바 있다.
최형우의 100억원, 이들에게는 도대체 얼마를 쥐어줘야 하는가. 최형우의 몸값은 좌완 트로이카의 기준점이 될 것이다. 발표액만 100억원을 넘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최고 변수는 해외진출 시도다. 미국이 됐든 일본이 됐든 오퍼를 받아보고 난뒤 느긋하게 협상에 임해도 이들의 행선지는 최형우보다는 훨씬 많을 전망이다. 사실상 최형우는 원소속팀인 삼성과 KIA만이 관심을 표했다. 경쟁관계가 느슨해도 목표액을 채우고도 남았다.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은 원소속팀이 어떻게든 잡을거라는 판단 아래 타구단이 본격적인 영입논의조차 안했지만 이들이 시장에 풀린다면 나설 팀이 적지 않다. 타고투저 트렌드가 수년간 지속되면서 건강하고 확실한 왼손 선발의 팀내 파워를 익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셋은 아직 젊다. 해외야구를 경험하고 들어와도 별로 손해볼 것이 없다. 오히려 몸값을 더 높일 수도 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KIA 윤석민은 4년간 90억원을 손에 쥐기도 했다. 당장의 불안감만 극복한다면 소원성취에는 아무 이상이 없을 전망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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