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억 SK 잔류 김광현, 왜 해외 진출 꿈 접었나

기사입력 2016-11-29 18:12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FA(자유계약선수) 좌완 김광현(28)이 29일 해외 진출을 접고 원소속팀 SK 와이번스와 4년 총액 85억(계약금 32억원, 연봉 53억원, 인센티브 미포함)에 계약했다. KBO리그 역대 FA 투수 최고 금액 계약이다. KIA 윤석민(4년 90억원)은 해외 유턴 계약이다.

김광현은 최근까지 MLB 진출과 국내 잔류를 놓고 고민했고, 친정팀 SK와 계약하면서 KBO리그에 남았다. 그는 빅리그 진출이란 꿈을 키워왔지만 두차례 접었다. 2년 전에도 포스팅을 했고 금액(150만달러 샌디에이고)이 낮아 포기했다. 김광현은 2016시즌을 마치고 FA 신분으로 해외 진출을 다시 추진했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해외가 아닌 국내였다.

왜 국내 최고 좌완 투수로 꼽히는 김광현은 자신의 꿈을 또 접었을까. 결국 김광현의 발목을 잡은 건 몸상태였다.

SK 구단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김광현이 왼팔꿈치가 좋지 않다. 다음달 5일 일본에서 정밀 검진을 받는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2016시즌 7월초부터 한달 보름 정도 왼팔 굴곡근 손상으로 휴식을 취했다. 그는 복귀 후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쳤지만 해외 스카우트들에게 의문 부호를 던졌다.

김광현은 앞서 2011~2012년, 2시즌 동안 어깨 부상으로 고생했다. 부상과 재활, 복귀를 반복하다 2013년 돌아온 김광현은 로테이션을 몇 차례 거르며 조심스럽게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10승을 마크, 재기에 성공했다. 2014~2015년 풀타임 선발로 각각 13승, 14승을 따내며 건재를 보여주었다. 한 해외 에이전트는 "김광현이 2년 전 포스팅을 했을 때도 해외 구단으로부터 몸상태에 대한 물음표가 달렸었다. 그로 인해 포스팅 금액이 낮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김광현의 이번 FA 총액이 예상치(100억원)을 밑도는 85억원에 결정되는데 건강하지 못한 몸상태가 크게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보장 금액 보다 85억원에 포함되지 않은 성적 보너스를 크게 책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선 구단 발표 금액이 축소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2007년 1차 지명으로 SK에 입단한 김광현은 10년 동안 통산 242경기에 출전, 평균자책점 3.41, 108승63패2홀드 1146탈삼진을 기록했다. 2008년 MVP와 골든글러브, 다승왕, 탈삼진왕, 2009년에는 평균자책점 및 승률왕, 2010년 다승왕을 차지했다. 국가대표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기여했다.


김광현은 "SK와 계약하게 된 이유는 비교 불가한 소속감과 안정감이다. 오프시즌 동안 성실히 준비해서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늘 조건없이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 드린다"며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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