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받고 싶은 상, (최)형우가 다 가져가네요." (김태균)
다소 뻔하게, 또 딱딱하게 흘러갈 수 있는 행사 분위기를 김태균이 바꿨다. 단상에 올라가 트로피를 받은 그는 "어떤 상보다도 뜻 깊다. 앞으로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겠다"며 "운동을 하다가 최근 시상식 때문에 서울에 올라와 잘 쉬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돌아보면 아쉬운 시즌이었다. 팀 성적에 대한 큰 기대를 갖고 시작했는데, 부족했다"며 "내년에 더 열심히 하겠다. 받고 싶은 상은 (최)형우가 다 가져간다"고 말해 큰 웃음을 선사했다.
그러자 최형우가 재치있게 받아쳤다. "시즌 막판 조금 더 열심히 했으면 (선배가 탈 수 있었는데)"라는 것이다. 순간 김태균의 얼굴이 빨갛게 상기됐다. 하지만 다시 마이크를 쥘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둘이 이미 지난달 정규시즌 MVP 시상식에서도 한 차례 입심 대결을 벌였다. 당시에도 최형우는 "김태균 형을 의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10경기 남겨 놓고는 경기 끝나자마자 핸드폰을 켰다"며 "너무 쫓아오셔서 긴장했는데 마지막에서 양보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 때 김태균은 "(최)형우는 내가 항상 마음 속으로 최고의 타자로 생각하는 선수다. 그런 선수를 긴장시켜서 기분 좋았다"고 쿨하게 답변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