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미팅]타고투저, 투수 육성과 스트라이크존 확대 목소리

기사입력 2016-12-14 15:54


스포츠조선

올해(2016년)까지 3년 동안 KBO리그에 몰아친 '타고투저' 현상의 원인은 무엇이고, 또 해결방안은 없을까. 2016년 KBO리그 정규시즌에 3할 타자가 40명이나 쏟아졌다. 10팀의 전체 평균자책점은 5.17이었다.

KBO사무국이 14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실시한 2016년 KBO 윈터미팅에서 '타고투저' 현상에 대한 분석과 해결 방안을 토론했다.

이종열 해설위원(KBO육성위원)은 주제 발표에서 최근 3년 동안 KBO리그 타자들의 기술 향상이 타고투저 현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까지 홈런 타자로 KBO리그를 지배했던 박병호(미네소타, 전 넥센)부터 몸쪽 공의 대처 능력을 향상시키면서 타자들의 기술 향상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몸쪽 공의 홈런 비율이 2011년과 2016년을 비교했을 때 우타자의 경우 10.7%(11.6%→22.3%), 좌타자의 경우 4.1%(3.5%→7.6%) 증가했다. 또 인플레이 타율(BABIP)이 높아졌다. 배트에 맞아 페어 그라운드로 날아간 공의 안타 비율이 유례없이 치솟았다는 것이다. 또 체중이 늘었고, 넥센 히어로즈를 시작으로 몰아친 '벌크업' 바람도 타자들의 파워 증가로 이어져 타고투저 현상의 한 원인이 됐다.

이렇게 타자들은 강해진 반면 최근 KBO리그 투수들의 기량 발전 속도는 더뎠다. 이종열 위원은 2011년부터 올해까지 연도별로 전체 투수들의 직구 구속, 무브먼트, 회전수 등을 비교했을 때 큰 변화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종열 위원과 패널로 참석한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KBO리그에 강력한 투수들이 사라진게 타고투저의 주된 원인이라고 했다.

올해 정규시즌을 지배했던 타고투저현상은 포스트시즌엔 '투고타저' 현상으로 반전됐다. PS 14경기 중 완봉승이 다섯번 나왔고, 두산은 역대 한국시리즈 최저 평균자책점(0.47)과 최소 실점(2점)을 기록했다.

이 투고타저 현상을 이끈 건 두산 '판타스틱4(니퍼트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 처럼 강력한 선발 투수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패널로 참가한 염경엽 전 넥센 감독은 "심판의 스트라이크존과 투수력이 타고투저 현상에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어린 투수들을 키우는데도 스트라이크존을 넓히는게 도움이 된다. 공 하나를 스트라이크로 잡아주고 안 잡아 주는게 성장하는데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문승훈 심판은 "우리가 보는 스트라이크존은 좁다고 보지 않는다. 우리가 봐도 기존의 기량이 좋았던 투수들은 노쇄화되고, 신진 투수들은 기량이 떨어진다. 좋은 투수들이 나와야 한다. 마운드를 높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좋은 공을 가진 젊은 선수들이 변화구 비율을 높이면서 부상을 당하고 안 보일 때가 많다. 반면 타자들은 강한 투수들이 사라지면서 타석에서 훨씬 편한게 친다"고 말했다.

결국 KBO리그의 타고투저 현상을 누그러트리기 위해선 투수력을 키워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염경엽 감독은 "투수를 키우는 건 참어렵고 복잡한 문제다. 짧게 얘기하면 어릴 때부터 기본기를 잘 다듬는게 제일 먼저인 것 같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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