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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넌트레이스를 앞둔 프로야구 선수에게 시즌 목표를 물어보면, 대개 구체적인 수치를 피하려고 한다. 똑 부러지는 숫자가 담고 있는 중압감, 선언적 의미에 부담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주전급 선수 대다수가 슬쩍 흘리는 말이 있다. '골든글러브' 수상이다. 포지션별 공수 최고의 선수에게 돌아가는 골든글러브. 사실 골든글러브에 언급이 생략된 목표가 모두 포함돼 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수상자가 많다고 팀 전력이 좋다고 보긴 어려워도, 현재 팀 상황을 엿볼 수는 있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했고, 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 기간에 5년 연속으로 수상자가 나왔다. 2011년 최형우(외야수)부터, 2012년 장원삼(투수) 이승엽(지명타자), 2013년 최형우(외야수), 2014년 박석민(3루수) 최형우(외야수) 이승엽(지명타자)이 수상대에 올랐다.
공교롭게 삼성이 KBO리그 10개팀 중 9위, 팀 출범 후 최악의 성적을 낸 올해는 수상자가 '0'다. 라이온즈 팬이나 삼성 구단 구성원 모두 서글픔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2016년 시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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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에 빠졌던 1992년과 1994년, 1995년, 2008~2010년, 삼성은 수상자없이 시상식을 보냈는데, 올해도 구경꾼 신세였다. 1년 뒤 삼성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