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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는 지난 2년 동안 FA 시장이 지나칠 정도로 과열돼 있었다. 2015년말 FA 시장에서 21명의 FA를 계약하는데 총액 766억2000만원(구단 발표액 기준)이 투입됐다. 구단 안팎에서 나돈 실제 계약 금액을 추정하면 800억원을 훌쩍 뛰어넘고도 남는다. 2014년말에도 FA 총 금액이 700억원을 넘겼다.
물론 아직 마지막 대어급이라고 볼 수 있는 황재균과 베테랑 정성훈 이진영 조영훈이 있지만 지난해 총액을 넘어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황재균 등이 계약을 하더라도 총액 대비 100억원 정도 빠질 것 같다.
미국 MLB 진출을 열망하고 있는 황재균은 KBO리그 팀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국내 구단들은 황재균의 행보에 갈테면 가보라는 식이다. 한 해외 에이전트에 따르면 황재균이 MLB 진출을 추진하는 게 도전하는 자세로 보일 수는 있지만 국내 구단들의 애간장을 태우면서 몸값을 올리는 효과를 보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선례로 LG 이병규(등번호 9번) 두산 홍성흔 등이 이미 선수 은퇴를 선언했다. 불과 1년 전만해도 구단 경영진이 이런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KBO리그가 처한 현상황이 구단 경영진들을 더욱 냉정하게 만들고 있다. 과거 처럼 옛정이나 팬심에 흔들려 오버페이 계약을 할 수 없게 됐다.
이런 FA 거품 진정 현상은 올해가 시작일 수 있다. KBO리그 구단 경영진은 헛돈을 집행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단단히 하고 있다. 게다가 요즘 경영진들의 주된 흐름은 국내 FA들에게 거금을 투자하는 것보다 외국인 선수에게 단기 투자해서 성적을 뽑는게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구단 경영진들도 팀 성적과 구단 살림살이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투자 대비 효율이 바로 나타나는 곳에 돈을 쓰겠다는 생각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구단 경영진이 자각을 했고, 좋은 물건이 없는 국내 FA 시장에서 거품이 빠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