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기태 감독 "우승 부담? 행복한 부담이죠"

기사입력 2016-12-26 15:12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 스포츠조선DB

"부담이야 있겠지만, 행복한 부담이죠."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뜨거웠던 팀은 KIA 타이거즈다. 'FA 최대어'로 평가받은 최형우를 4년 100억원에 영입하면서 큰 손으로 도약했다. 또 내부 FA 2명도 모두 잡았다. 장타력있는 지명타자 나지완과 4년 총액 40억원에 계약했다. '에이스' 양현종은 진통 끝에 1년 22억5000만원에 잔류를 결정했다.

외국인 선수 영입도 공을 들였다. 올해 15승을 거둔 헥터 노에시와 170만달러(약 20억원)에 재계약했고, 제구력이 좋다고 평가받는 좌완 선발 팻 딘을 영입했다. 외국인 타자는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 3년간 함께 해온 브렛 필과 작별을 택할 만큼 전력 극대화를 위해 '올인'했다.

확실히 전력이 상승했다. 김기태 감독 부임 첫해였던 2015시즌과 비교하면 1군에서 쓸 수 있는 가용 인원이 대폭 늘었다. 또 이번 FA 영입으로 기존 주전 멤버들의 경쟁이 한층 심해졌다. 붙박이 주전이었던 선수가 백업 혹은 플래툰 멤버가 된다면, 그만큼 선수층이 두터워졌다는 뜻이다.

그래서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것이 사실. 올 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로 성과를 냈다면, 내년에는 그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무엇보다 양현종 잔류가 결정적이다. 타선 보강만으로는 대권에 도전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한 두산 베어스처럼, 결국 마운드가 강해야 팀 성적이 따라온다.

그런데 해외 진출을 할 것으로 보였던 양현종이 잔류를 하면서 선발진도 안정감이 생겼다. 외국인 투수 2명에 양현종, 그리고 김진우, 홍건희, 김윤동 등의 자원이 뒤를 받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전력 보강이 감독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구단에서 투자를 했으니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행복한 부담"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부담이야 있겠지만, 이런 부담은 정말 행복한 부담이다. 현종이도 잔류 했으니 같이 재미있게 야구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김기태 감독이 처음 부임했을 때 KIA의 전력은 최약체에 속했다. 고민이 많았다. 60인 엔트리에 속한 선수들이 대부분 1군을 한 번씩 거쳐 갈 정도로 매일매일이 시험 무대였다. 감독과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전력보다 키워야 할 선수가 많아 마음고생이 컸다.

3년째인 내년에는 마운드와 타선 모두 '업그레이드'가 된 상태에서 팀을 굴릴 수 있게 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작전 야구 구사율도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태 감독은 3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에 자신의 야구를 제대로 펼칠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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