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도마에 오른 오승환 대표 차출, 김인식 정면돌파할까

기사입력 2016-12-30 10:33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다시 클로저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의 WBC 대표팀 승선 문제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이미 이 문제는 지난 9월초 김인식 기술위원장이 대표팀 사령탑에 뽑히면서 불거졌었다. 당시 김인식 감독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오승환을 선발하고 싶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이후 사령탑 선임 기자회견에서 재차 오승환을 뽑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차출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다. 해외 원정 도박으로 KBO로부터 징계(국내 복귀시 한시즌의 경기의 50% 출전 정지)를 받은 오승환에게 태극마크를 단 대표팀 유니폽을 입히는 게 맞지 않다는 주장이었다.

오승환의 뛰어난 경기력이 꼭 필요했던 김인식 감독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고 또 아쉬워했다. 당시 포털의 오승환의 차출 여부 설문 조사 결과는 찬반이 거의 반반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은 50인 1차 엔트리와 28명 최종 엔트리를 추리는 과정에서 오승환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올해 KBO리그를 강타한 승부조작 및 불법 스포츠 도박 사건 그리고 음주운전 등 선수들의 일탈행위로 큰 부담을 느낀 것이다. KBO사무국도 팬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오승환은 "KBO 기술위원회에서 내려주는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뽑아주면 대표팀에서 열심히 던지는 것이고, 안 뽑아주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오승환 대표팀 차출 문제가 최근 다시 떠올랐다.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과 김성근 한화 감독이 연달아 대표팀이 어려운 상황이고 오승환이 필요하기 때문에 뽑는 게 맞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했다.

김응용 회장과 김성근 감독은 그 누구보다 김인식 감독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베테랑 지도자들이다. 최근 김광현 이용찬 등이 부상으로 대표 차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대표팀에선 투수력 보강을 위해 오승환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부 팬들은 지도자들은 모든 걸 다 떠나서 좋은 성적을 낼 생각만 한다고 꼬집고 있다.

김인식 감독은 요즘 걱정이 태산이라고 한다. 한국과 2017년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본선 1라운드에서 싸울 네덜란드 이스라엘 그리고 대만의 전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와 이스라엘 대표팀에 다수의 빅리거가 출전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한국은 강정호가 음주운전 사고로 차출이 어렵게 됐고, 추신수 김현수도 소속팀에서 차출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역대 최약체 대표팀이라는 때이른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김 감독은 오승환의 추가 차출 여부에 대해 "가능성은 반반이다"고 말했다.

지금도 오승환의 차출에 반대하는 여론은 만만치 않다. 지난 9월과 비교하면 김광현 이용찬 등이 이탈하면서 대표팀에 뽑을 수 있는 가용 자원이 준 건 분명하다.

마무리 오승환이 가세하면 뒷문이 든든해진다. 김 감독은 오승환을 뽑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지만 반대 여론이 자꾸 마음에 걸린다. 그렇다고 KBO가 여론의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면서 오승환을 뽑을 수 있도록 해주는 상황도 아니다.

김인식 감독은 2017년 새해 1월 4일 첫 WBC대표팀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엔트리 및 향후 준비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김인식 감독이 접어주었던 오승환 카드를 뽑아들까.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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