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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팅 포인트가 너무 앞이잖아."
그리고 특별 과외가 시작됐다. 교육의 초점은 히팅 포인트. 손아섭이 올시즌 홈런수를 늘리기 위해 히팅 포인트를 더 앞으로 끌고 나오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하자 이 코치가 타격폼 수정에 나선 것이다. 이 코치는 "그렇게 히팅 포인트가 앞서 있으면 바깥쪽 변화구에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나"라고 지적하며 "너는 홈런을 때리지 않아도 된다. 정확히 맞히는 게 중요하다. 무게 중심을 조금 더 뒤에 두고 컨택트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훈련이 이어질수록 좌중간쪽으로 잘 밀어 맞히는 타구들이 나왔고, 이 코치도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훈련 도중 여러 의견을 가감없이 교환하며 훈훈한 모습을 선보였다.
이 코치는 "네가 왜 홈런을 치려고 하느냐. 너는 딱 5홈런 타자다. 홈런은 새로 온 150억원 몸값의 선수에게 치라고 하라"는 농담을 했다. 하지만 그 메시지에는 홈런을 치지 말라는 게 아니라, 홈런에 욕심을 내면 오히려 홈런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손아섭의 경우 워낙 스윙 스피드가 빠르기에, 정확하게 맞히면 자연스럽게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힘이 실린다. 그런데 괜히 홈런 욕심을 내다 타격 밸런스 자체가 망가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오키나와=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