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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FA' 채태인, 운명 가를 시즌 맞는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2-1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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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태인(35)의 운명을 가를 시즌.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채태인은 이번 시즌을 치른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마이너리그 생활을 접고 지난 2007년 해외파 특별 지명때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하며 '투수' 채태인이 아닌, '타자' 채태인으로 야구인생 2막을 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채태인은 삼성에서만 9시즌을 뛰며 중심 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2016시즌 개막을 앞두고, 채태인 트레이드설이 솔솔 흘러나왔다. 구자욱 등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 삼성의 팀 사정상, 베테랑인 채태인이 트레이드 카드로 나왔다는 소문이었다. 그리고 개막 직전 채태인은 언더핸드 투수 김대우와 1:1 트레이드로 넥센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적 첫 시즌에 그는 12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6(370타수 106안타) 7홈런 72타점을 기록했다. 넥센도 내야 경쟁이 빡빡한 팀이라 출전 기회가 들쭉날쭉했지만, 아주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그가 트레이드 직후 여러 차례 강조한 "이제는 큰 부상 없이 제대로 뛰고 싶다"는 목표도 이뤘다.

그래도 가장 좋았던 시기와 비교하면 기대에 못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채태인은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는 아니다. 한 시즌 자신의 최다 홈런이 17개(2009년)다. 보통 10개 전후를 친다. 키와 체격이 크지만, 파워보다는 중거리에 더 가깝다. 그래도 2015시즌 단타 대비 2루타 비율이 7:1 정도로 장타 생산 능력도 갖추고 있다.

채태인의 타격에 가장 물이 올랐던 시기는 트레이드 직전인 2013~2015시즌이다. 2013시즌에 94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이 무려 0.381이었다. 이듬해인 2014시즌에는 124경기를 뛰면서 타율은 떨어졌다(0.317). 그러나 14홈런 99타점으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을 세웠다. 해결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156안타로 한 시즌 개인 최다 안타 기록도 2015년에 나왔다. 채태인은 2015시즌에도 3할 중반대 타율(0.348)에 72타점을 담았다.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첫 FA라는 뚜렷한 목표치가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에도 채태인 앞에는 경쟁과 기회가 균등하게 놓여있다. 후배들이 급작스레 치고 올라오는 경우가 많은 넥센의 특성상, 채태인도 생존 경쟁에 다시 뛰어들었다.

넥센도 좌타자 이점을 가지고 있는 채태인의 활약을 기대한다. 그 역시 지난해 아쉬움을 깨끗이 털고, 절정의 감을 찾을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채태인과 넥센은 올 시즌 '윈-윈 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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