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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대표팀이 물방망이 타선으로 신음하고 있다. 얼마남지 않은 시간. 타격감 끌어올리기를 위한 묘안 짜내기에 고심하고 있다. 특타훈련, 맞춤형 연습경기, 휴식 제공 등 다양한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뒤 김인식 감독은 "타선이 고민이다. 몇몇 해외파 타자들이 빠졌고, 거기에다 타자들의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고 말했다. 고민은 이어지고 있다.
김태균을 제외한 대표팀 중심타선인 이대호와 최형우의 타격감 저하는 계속되고 있지만 이날은 잘 터지던 하위타선, 테이블세터마저 침묵했다.
대표팀 타자 중 가장 타격감이 좋지 않은 선수는 최형우다.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 두 차례를 포함해 6차례 실전에서 17타수 무안타다. 강한 타구가 나오고 있지만 거의 다 땅볼이다. 약간 밑으로 깎여 맞는 느낌이 나야 장타가 나오는데 위를 깎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방망이를 퍼올리다 보면 오히려 볼의 윗부분을 더 때려 타격감이 허물어질 수 있다. 수평 레벨 스윙을 통해 볼의 중간지점에서 약간 아랫부분을 정확하게 가격해야 백스핀과 함께 장타가 나온다.
최형우는 심리적으로 다소 위축된 듯하다. 100억원 FA계약 후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과 첫 태극마크에 대한 부담감 등이 어우러져 있다. 극복해야할 과제다. 시간과 경험이 축적돼야 한다.
대표팀은 3일 오전 고척돔에서 훈련을 하기로 했다. 당초 타자들을 중심으로 피로감을 호소해 휴식일로 하려했으나 공식훈련이 아니면 그라운드를 사용하지 못한다. 투수들은 불펜에서 던지면 되지만 타자들은 그라운드 타격훈련과 실내 타격훈련의 편차가 크다. 김인식 감독은 "지금은 타격감을 끌어올려야 할 때다. 고척돔 공식훈련을 제약이 많다"고 말했다.
4일 경찰 야구단과의 연습경기도 고민이다. 유승안 경찰 야구단 감독은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부분을 맞춰줄 것이다. 빠른 볼을 많이 경험해봐야 한다. 필요한 출전선수를 찍으면 맞춤형 실전파트너가 될 의향이 있다. 타격감을 한껏 살려줄 투수를 내보낼 수도 있다. 어떻게든 대표팀을 돕고싶다"고 했다.
김인식 감독은 하던대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냥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하면 된다는 뜻이다. 상무 김선기처럼 140㎞대 중반의 볼끝좋은 직구를 좌우에 꽂아도 할 수 없다. 배팅볼 던지듯 일부러 맞춰준다고 타격감이 돌아올 리 만무하다. 몇몇 타자들은 실내연습밖에 할 수 없는 상황에선 인근으로 자리를 옮겨 야외 특타를 실시하겠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대표팀은 적당한 장소도 물색하고 있다. 피곤한 선수에겐 휴식도 제공키로 했다. 뭐든 해야한다. 이제 대회 개막까지 사흘 남았다.
고척=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