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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들을 2군 경기에 보내야 할 것 같다." "좀 져보기도 해야하는데…."
공교롭게도 김 감독은 그 한화전을 앞두고 "계속 이기기만 하면 안된다. 깨져보기도 해야한다"고 말했었다. 시범경기는 승패보다, 경기 과정에서 잘되는 점과 안되는 점을 보며 정규시즌 준비를 하는 데 큰 목적이 있다. 안되는 부분이 발견돼야 보완 대책을 세운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선수들의 플레이에서 특별히 지적할 사안이 없다. 베테랑 선수부터 신인까지 화끈한 플레이를 선보인다. 18일 한화전에서는 고졸 신인 외야수 홍현빈의 결정적 외야 보살과, 3루수로 변신한 김사연의 영리한 협살 더블플레이에 무승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김 감독도, 김용국 수비코치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잘하고 이겨서 좋긴 한데, 참 난감하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투수 운용도 문제다. 선발들이 정해진 투구수를 던지기는 해야하는데, 너무 잘 던져 이닝 소화가 확실하니 불펜 투수들의 등판 기회가 점점 줄고 있다. 14일 삼성 라이온즈전 돈 로치 5이닝-15일 삼성전 정대현 5이닝-16일 KIA 타이거즈전 라이언 피어밴드 4이닝-17일 KIA전 주 권 5이닝-18일 한화전 고영표 5이닝-19일 한화전 로치 6이닝을 소화했다. 김 감독은 "정명원, 가득염 투수코치의 머리가 많이 아플 것이다. 불펜 선수들도 등판 기회를 줘야하는데 잘던지고 있는 선발을 개수도 채우기 전에 먼저 뺄 수 없으니 골치가 아픈 일이다. 지금 상태라면 불펜 투수들을 나누어 2군 경기에 보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불펜 투수들이 6경기가 벌어지는 동안 인당 2경기 정도씩밖에 던지지 못했고, 경기에 나가서도 던지는 이닝이 짧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