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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는 연습일 뿐, 대량 실점도 경험이라고 봐야 할까.
주 권은 3회까지 3점을 줬고, 4회 들어 홈런 3개를 포함해 11안타를 맞고 12점을 더 줬다. 이날 경기전 kt 김진욱 감독은 "어제 경기서 피어밴드와 최원재가 점수를 계속 내주는데도 빼지 않은 것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경험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kt는 전날 잠실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5-1로 앞선 6회말 피어밴드가 3점을 내줬고, 7회말에는 최원재가 한 타자도 잡지 못하고 3점을 더 허용했다. 피어밴드는 던져야 할 투구수가 있었고, 최원재는 6회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했다. 피어밴드는 5⅓이닝 4안타 4실점, 최원재는 ⅔이닝 5안타 3실점했다.
이날 정신없이 얻어맞는 주 권을 마운드에 계속 서 있게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 권이 4회말 박동원에게 좌전적시타를 맞고 13실점째를 기록하자 정명원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가 주 권을 다독였다. 주 권은 이어 허정협에게 125㎞짜리 체인지업을 던지다 좌월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주 권은 서건창을 2루수 땅볼로 잡으며 겨우 이닝을 마무리했다. kt는 5회말 주 권을 정성곤으로 교체했다.
주 권은 kt에서는 토종 에이스나 다름없다. 돈 로치와 라이언 피어밴드에 이은 3선발이다. 더구나 계속 성장해야 하는 투수다. 중국 대표팀에 뽑혀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참가해 화제가 됐던 주 권은 팀으로 돌아와 지난 17일 광주에서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5이닝 5안타 1실점으로 잘 던진 바 있다. 6일만의 등판에서 난조를 보였지만, 그만큼 깨달은 것도 있었을 것이라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주 권은 직구(54개), 커브(9개), 슬라이더(13개), 체인지업(16개)을 고루 던지며 투구수 92개를 기록했다.
고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