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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직구 Q&A] 탈꼴찌 선언 kt에 '호구' 잡히는 팀이 꼴찌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3-27 19:40


2017 프로야구 kt와 LG의 시범경기가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kt 이대형이 유한준의 내야 땅볼 때 홈에 들어와 김진욱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3.21.

시범경기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아직은 '운'으로 치부하는 분위기다. 2년 연속 꼴찌를 했고,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었으니 그렇게 보는 게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kt 위즈는 김진욱 감독은 "절대 꼴찌는 안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범경기 그 가능성을 어느정도 보여줬다. 이제 진짜 시작이다. '담당기자에게 묻는다' kt편이다.

-투자에 아직 인색한 느낌이다. 외국인투수도 마찬가지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이런 저연봉 외국인들로 성적 내겠나.(박재호 기자)

▶거물 외국인 선수 2명을 영입한 한화 이글스 담당기자의 질문이라 할 말이 없다. 분명, 비싼 투수들이 좋은 공을 던질 확률이 높다. 그렇다고 비싼 선수가 무조건 성공하고, 싼 선수는 무조건 실패한다고 할 수도 없다. 68만달러의 라이언 피어밴드는 그렇다 쳐도, 85만달러의 돈 로치는 그렇게 싼 투수라고 하기 힘들다. 첫 선을 보이는 로치는 kt의 에이스 역할을 할 선수다. 직구 구속은 평균 145km인데, 이 공이 깨끗하게 들어오는 건 거의 없다는 힌트를 주겠다. 볼 끝이 굉장히 지저분한 스타일로, 아마 상대해보면 보이는 것과 달리 쉽지 않은 투수라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맞았다 싶은 데 땅볼이 나오는 악몽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피어밴드는 기자도 큰 기대를 안한다. 한국 경험이 있어 시즌 초반 크게 헤매지 않을 것이라는 장점 정도다.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는 아니다. 냉정히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 정도 해주면 베스트다.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이닝을 많이 소화해주며 10승 가까이 해주면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이 역할만 해도, 젊은 투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탈꼴찌는 주 권, 정대현, 고영표 선발 영건 3인방에 달려 있다고 본다. 이들이 무너지면 대안 선발은 '충분히' 준비돼 있는가.(노재형 기자) 15실점 주권, 트라우마 극복할수 있을까.(고재완 기자)

▶정확한 지적이다. 외국인 투수 2명의 성공 여부도 불확실한 가운데 이 3명의 토종 선발이 무너지면 시즌은 끝이다. 또, 이들이 정상적으로 던지지 못할 때의 대안이 마땅치 않기에 kt를 약팀으로 볼 것이다. 일단 최선은 세 사람이 모두 자기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일단, 정대현과 고영표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 기대감을 키웠다. 대안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마지막까지 선발 경쟁을 펼친 우완 이상화, 좌완 심재민이 있다. 두 사람은 일단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되는데 언제든 선발로 등판할 수 있는 투수들이다. 비슷한 역할의 좌완 정성곤도 대기중이다. 이들이 엄청난 활약을 해줄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을 때 던질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이밖에 류희운, 박세진 등 젊은 투수들도 열심히 훈련중이다.

주 권은 시범경기 15실점의 혹독한 경험을 했다. 지난해 kt 선발진의 외로운 버팀목 역할을 해 주변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김 감독은 냉정하다. 팀 상황상 주 권이 토종 에이스로서 비춰질 뿐이지, 아직은 더 성장해야하는 어린 투수라고 평가한다. 그래서 깨달음을 얻으라고, 끝까지 마운드에 세워놨다. 주 권은 일단 자신이 kt의 운명을 짊어졌다, 무조건 10승 이상을 해야한다는 정신적 압박감을 버릴 필요가 있다. 경험이 부족하고 어리다. 체력적으로도 한 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기 힘들다. 오히려, 욕심을 버리고 배운다는 자세로 시즌에 임하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해 선수단 관리 능력 부족 드러내며 사고뭉치 구단 이미지가 심어졌는데, 올해는 정말 조용히 넘어갈 수 있나.(민창기 기자)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프로야구단은 유치원이 아니다. 선생님이 학생 1명, 1명을 따라다니며 관리하고 보살필 수 없다. 그렇기에, 선수들 스스로의 마인드가 확실히 바뀌지 않는다면 불미스러운 사고는 또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kt는 여러 부끄러운 사건들로 선수단 내 경각심이 크게 생겼다. 이제 '사고를 치면 끝'이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선수들이 매사 조심할 수밖에 없다. 실제, kt는 앞으로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는 선수는 가차없이 철퇴를 칠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 감독도 "실력보다는 인성"을 수차례 외쳤다. 이런 상황에서 사고를 만드는 선수가 나온다면, 프로로서 자격이 없다고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힘든 1년을 보내고 돌아온 장성우. 멘탈적-기술적으로 얼마나 회복됐다고 보나.(나유리 기자)

▶장성우의 상태는 그리 나빠보이지 않는다. 아직도 많이 힘든데 내색을 안하고 밝은 모습을 보이는 것인지, 이제는 어느정도 잊고 야구에만 전념하는 것인지 속내를 100%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시범경기 덕아웃에 있는 장성우의 모습을 봤을 때, 동료들과 잘 어울리고 파이팅도 크게 외치는 등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다만, 고질인 허리 통증이 문제다. 이 때문에 아직 포수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정신적 문제보다는, 신체적 문제가 우선 해결 과제다.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져있는 상태에서 시범경기 6개의 안타를 때려냈다는 것은, 아직 감을 완전히 잃지 않았다는 뜻이다. 시합을 뛰면 뛸수록 컨디션은 올라올 것 같다.

-kt가 시범경기에선 좋은 성적을 냈는데, 담당기자가 볼 때 kt가 진짜 정규시즌에서 탈꼴찌를 할 수 있을까.(권인하 기자)

▶김 감독은 "꼴찌를 안한다는 자신감은 어떤 근거에서 나오는 것인가"라고 물으면 "객관적 근거는 없다. 그냥 감이다"라고 답한다. 기자도 시범경기를 보며 그런 느낌을 받았다. 선수단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김 감독이 적극적으로 선수들에게 다가서며 스킨십을 하고 있는데, 밝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야구에서 전력도 중요하지만, 그 전력 약세를 상쇄할 수 있는 게 바로 하나가 되는 팀 분위기다. 2013 시즌 '모래알 조직력'으로 불리우던 LG 트윈스가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했는데, 이는 김기태 감독(현 KIA 타이거즈 감독)이 바꾼 팀 분위기 영향이 컸다. 김진욱 리더십을 평가해볼 수 있는 기회다.

전력적으로도, 선발 중 3명 정도만 제대로 돌아가준다면 꼴찌를 할 전력은 아니다. 타선은 상위권은 아니더라도, 중위권으로 평가할 만 하다. 장시환-조무근-김재윤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도 괜찮다. 한 시즌을 치르면 천적이 생기기 마련인데, 왠지 kt에 유독 약한 한 팀이 나올 것 같다. 이 팀이 꼴찌를 하지 않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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